산업 산업일반

수요 둔화에 재고 과잉…"D램 값, 두자릿수 하락 온다" 공포 [반도체 시장 한파]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5 18:22

수정 2022.08.15 18:22

삼성·SK하이닉스 등 칩 제조사
출하량 조절해 가격방어 안간힘
3분기 당초 전망보다 최대 13%
4분기엔 8%까지 추가하락 예상
내년 상반기 지나야 정상화 기대
수요 둔화에 재고 과잉…"D램 값, 두자릿수 하락 온다" 공포 [반도체 시장 한파]
올해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드리운 암운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글로벌 소비둔화에 따른 산업 전방의 완제품 업체들의 재고가 예상보다 더디게 소화되면서 3·4분기와 4·4분기 가격도 당초 전망치보다 각각 8~13%, 3~8%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칩 제조사들은 역사상 가장 낮은 생산 증가율로 가격방어에 나섰지만 재고 이슈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공급과잉과 재고 증가로 올해 3·4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8~13% 하락 전망치에서 한 달 만에 더 낮아진 것이다. 또 트렌스포스는 4·4분기 전망치도 기존 0~5% 하락에서 3~8% 하락으로 하향 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한국 제조업체들이 유통업체와 고객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가격 타협 의지를 높이면서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다"며 "공급과잉이 완화될 때까지 소비자용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 한 달간 PC용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가격도 전월보다 14.0% 하락했다. 또 다른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메모리카드·USB향 범용제품)의 고정거래가격도 전월보다 3.8% 하락했다.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칩 제조사가 고객사와 대량거래할 때 적용하는 도매가격이다. 메모리 시장의 90% 이상이 고정거래가격으로 거래되는데 통상 분기(3개월) 단위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수요부진을 이유로 실적전망을 낮추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마이크론은 2·4분기 매출이 기존 전망치인 68억∼76억달러(8조9000억∼9조9000억원)의 최하단이거나 이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미국 그래픽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2·4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방 수요처들과 생산업체들의 재고가 동시에 증가하는 흐름은 전형적인 메모리 하락 사이클의 현상"이라며 "메모리 업계의 가장 큰 과제는 재고 축소인데 가격이 생각보다 크게 하락하는데도 주문은 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내년 D램 생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는 10%대 초반으로 역사상 가장 낮을 전망"이라며 "5월부터 서버향 반도체 주문이 줄기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내년 1·4분기부터 전방 수요처의 주문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경기위축과 불확실성에 대응해 기존의 시설투자 계획을 탄력적으로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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