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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만든 장비로 미국 우주망원경 테스트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7 01:00

수정 2022.08.17 00:59

'스피어엑스 개발' 국제 협력은 한국이 유일
우리도 스피어엑스로 천문연구 활용 가능
미 항공우주국(NASA)이 3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하는 세계 최초의 '전천 영상분광 탐사 우주망원경(SPHEREx·스피어엑스)'의 상상도. NASA 제공
미 항공우주국(NASA)이 3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하는 세계 최초의 '전천 영상분광 탐사 우주망원경(SPHEREx·스피어엑스)'의 상상도. NASA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 항공우주국(NASA)이 3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하는 세계 최초의 '전천 영상분광 탐사 우주망원경(SPHEREx·스피어엑스)'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장비로 시험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번 스피어엑스 개발 참여를 통해 우주탐사장비 개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국내 모든 천문학자들이 스피어엑스를 이용해 천문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스피어엑스 성능시험 장비를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로 이송해 설치를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천문연구원 양유진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 참여로 한국의 천문학계 모든 학자들이 스피어엑스로 관측한 모든 자료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개발 참여는 한국이 유일
스피어엑스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칼텍, 천문연구원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주요장비 개발 기관을 살펴보면, JPL이 우주에서 냉각을 위한 외곽 차폐막, 칼텍이 적외선 검출기를 포함한 관측 기기, 벨 에어로스페이스가 적외선 망원경, 천문연구원이 스피어엑스의 극저온 성능시험 장비를 맡았다. 12개 기관중 국제협력기관은 천문연구원이 유일하다.

천문연구원이 개발한 시험 장비의 핵심은 스피어엑스에 최적화한 극저온 진공챔버다. 2019년 8월 개발에 착수해 약 3년 만에 개발을 완료했다. 이 진공챔버는 망원경이 우주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영하 220도 이하의 극저온 진공상태를 만들 수 있다.

향후 스피어엑스가 만들어지면 이 챔버에 넣고 망원경이 촬영하는 사진 속에서 초점이 잘 맞춰지는지 테스트한다. 또 사진의 각 부분에서 어떤 색이 보이는지를 측정할 예정이다. 또한 천문연구원은 망원경을 챔버에 넣을때 필요한 보조장비와 정밀 측정장비도 함께 개발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과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연구진이 스피어엑스 성능시험 장비를 칼텍에 설치를 완료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영수 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하워드 휴이 칼텍 연구원, 응우엔칼텍 연구원, 필 콘굿 칼텍 스피어엑스 기기과학자, 양유진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성준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정웅섭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영주 SAT 과장, 김영태 SAT 대리. 천문연구원 제공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과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연구진이 스피어엑스 성능시험 장비를 칼텍에 설치를 완료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영수 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하워드 휴이 칼텍 연구원, 응우엔칼텍 연구원, 필 콘굿 칼텍 스피어엑스 기기과학자, 양유진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성준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정웅섭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영주 SAT 과장, 김영태 SAT 대리. 천문연구원 제공
■우주 전체를 보는 스피어엑스
스피어엑스는 내년부터 성능을 검증하고 2025년 4월에 우주로 쏘아올려 온 하늘을 102개의 색으로 관측해 3차원 우주지도를 작성할 예정이다.

스피어엑스가 계획대로 태양동기궤도로 올라가면 약 2년 6개월 동안 우주전체를 총 네 번에 걸쳐 102개의 색깔로 촬영한다. 양유진 박사는 "각각의 색으로 촬여하는 것이어서 총 408번 촬영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5일 우주로 나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스피어엑스, 지상에 건설중인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이 상호 보완하면서 전 우주를 관측하게 된다.

양유진 박사는 "스피어엑스가 숲을 보는 망원경이라면 제임스 웹 망원경은 숲에 있는 나무를 보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즉, 스피어엑스가 모든 우주를 관측해 학자들이 특이한 천체를 발견하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나 거대마젤란망원경으로 더 세밀하게 관측한다.


이번 협력개발 책임자인 천문연구원 정웅섭 박사는 "우주기술 측면에 있어서 이번 NASA와의 성공적인 공동 개발을 통해 적외선 우주망원경의 극저온 성능 시험 분야의 우주기술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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