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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 고배당 속출, 그러나 유비무환 필수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2 14:45

수정 2022.09.12 14:45

미사리경정장에서 선수들 플라잉스타트로 출발.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미사리경정장에서 선수들 플라잉스타트로 출발.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파이낸셜뉴스 하남=강근주 기자】 경정은 분석의 재미가 매우 큰 스포츠다. 미사리경정장 수면 위에서 시원한 물보라와 함께 순위경쟁 맞추기는 일상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경정의 가장 큰 매력이다.

경정 팬은 여러 요소를 조합한 후 불안요소가 많은 가시밭길보다는 가장 유력하고 목적지가 눈앞에 드러나 있는 확률이 높은 경주권을 주로 선택한다. 대부분 경주를 추리하고 베팅을 하는데 있어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안전하고 확실한 접근법을 선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쉽고 편한 방법만 찾다보면 경로에 보이지 않는 웅덩이와 장애물을 피할 수 없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기본적으로 실력이 우수한 선수와 기력이 출중한 모터가 입상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지만 매번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것 또한 현실이다.
경정은 매주 수-목요일(1일차와 2일차) 각각 17경주를 운영하는데 요일에 따라 변수가 나올 수 있는 요소와 원인을 살펴본다.

먼저 1일차는 당회차 출전하는 선수와 모터 기력이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주를 추리하게 된다. 아무래도 화요일 지정훈련과 확정검사 결과물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모터 기록이 더 빠르고 공격적인 움직임을 선보인 선수에게 힘이 실리는데 연습은 연습일뿐 실전과는 편차를 보여 맹신은 금물이다.

지난 34회차 수요일 10경주를 보면 경주 전 소개항주 타임이 6.79초로 가장 빠른 기록을 보이며 코스 이점과 기량에서 앞선 2번 최재원이 축으로 인기를 모았다. 반면 1번 조규태는 화요일 확정검사에서 평균 7.00초라는 저조한 기록을 찍어 전체 72명 중 62위 최하위권 시속을 보였으며 가속력 또한 중하급으로 평가돼 최재원 우승이 유력하게 예상됐다. 현장에서도 조규태 소개항주가 6.87초로 가장 늦어 기대감을 잃으면서 3번 홍진수와 5번 김강현의 동반 입상도 점쳐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승을 기대한 2번 최재원은 스타트에서 감속을 하면서 초반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스타트 승부에 나선 조규태의 인빠지기가 통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경기에서 최재원은 4위에 머물면서 쌍승식 22.7배와 삼쌍승식 102.9배로 마감됐다.

반면 우승후보들이 제몫을 해주더라도 후착권에서 변수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수요일 4경주 6코스로 출전해 인기순위 5위였던 문주엽 입상으로 쌍승식 31.5배와 삼쌍승식 145.0배가 나왔고, 14경주에서 인기순위 5위였던 5번 김경일이 선두권(2위)에 올라서 쌍승식 16.9배와 삼쌍승식 165.4배가 형성됐다. 이에 승부의지를 보이는 선수가 있다면 조건이 불리해도 소액으로 노리는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2일차는 1일차 결과물에 대한 믿음과 우열이 드러나는 편성으로 인해 낭패를 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 예로 이날 9경주는 1코스를 만난 강영길과 기량이 우수한 3코스 류석현의 우승 경쟁으로 평가됐다. 강영길은 수요일 2, 3착을 기록했고 류석현 역시 베스트는 아니지만 입상 한자리를 꿰찰 수 있는 컨디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강영길의 어중간한 인빠지기와 류석현의 무기력한 공간 침투를 틈탄 2번 황이태 역습이 주효했고 과감하게 휘감아 찌른 6번 정경호가 2착으로 올라서면서 쌍승식 62.6배와 삼쌍승식 248.5배의 폭탄 배당이 나왔다.

같은 조건이면 시속을 주도할 수 있고 경기력이 안정적인 전력을 주목해야 맞지만 선수라면 누구나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싶어 하기에 입상 후보들이 무모한 경쟁을 하거나 강력한 우승후보가 순간 실수를 한다면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 기습과 역습이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간다는 심정으로 다양한 접근 방법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경정 전문가들은 “선수들 기량이 상향 평준화됐다.
모터 또한 최하위권 열성 모터가 아닌 이상에는 입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올해 고배당이 속출하고 있으나 매 경주 변수가 나오지 않는 만큼 무리하게 이변 전략만 고집하지 말고 효율적인 베팅 전략을 찾아야겠다”고 조언한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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