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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따라 힐링 트레킹… ‘만경 8경’ 낙조도 놓치지 마세요 [Weekend 레저]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6 04:00

수정 2022.09.16 03:59

BTS도 반한 곳
가을 완주 여행
【파이낸셜뉴스 완주(전북)=이환주 기자】 시인이 그의 이름을 불러줬을 때, 어린 왕자가 여우를 길들였을 때 그와 여우는 비로소 의미 있는 존재가 됐다. 여행지도 마찬가지다. 여행자의 발길이 마침내 닿았을 때 장소와 여행자 사이에 의미가 생긴다. 전북 완주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화보를 찍었을 때 유명해졌다. 하지만 시인의 호명과, 어린 왕자의 길들임 전부터 그와 여우는 그대로 존재했다. 완주도 그랬다.
원래부터 아름다운 곳이었다.

완주 고산지 자연휴양림
완주 고산지 자연휴양림

■전주서 30분…완주의 매력 속으로 퐁당

지도에서 완주군을 찾아보면 전주시를 거울에 비친 'C'자 형태로 감싸고 있다. KTX 전주역에서 차로 30분이면 완주군 대표 관광코스 중 하나인 '고산자연휴양림'에 다다를 수 있다.

강종임 완주군 문화관광해설사는 "BTS가 완주에서 화보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완주군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완주에 숨겨진 보석같은 곳들을 여럿 둘러보고도 전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고산 창포마을 용암상회 △고산 황포마을 △위봉폭포와 위봉산성 △오성한옥마을 △오송제 등은 BTS가 찾은 뒤 'BTS 힐링성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BTS'라는 이름 뒤에 '완주'라는 이름은 아직까지 자주 호명되지 못하고 있다.

고산자연휴양림에 도착하면 입구 부분에 무궁화 테마 식물원, 무궁화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약 180종에 달하는 형형색색의 무궁화를 볼 수 있다. 완주를 차로 여행하다 보면 도로 양옆을 가득채운 무궁화꽃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고산자연휴양림은 사계절에 따라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 입어 언제 방문해도 좋지만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가을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 봄에는 철쭉, 산벚과 같은 야생화가 만발하고, 여름에는 숲과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에 발을 담가도 좋다. 가을의 화려한 단풍은 두말할 필요 없고, 겨울의 설산도 놓치기엔 아까운 절경이다.

가장 일반적인 숲길 트레킹 코스는 휴양림 산책로를 따라 상부의 저수지를 보고 내려오는 코스로 왕복 3시간 정도 걸린다.

드론으로 촬영한 완주 대아호 풍경
드론으로 촬영한 완주 대아호 풍경

■'만경강의 기적', 만경강 따라 힐링, 필링

호남평야의 북부와 군산시, 김제시 등을 따라 흐르는 총 길이 80㎞, 만경강의 발원지도 완주에 있다. 완주군 동상면 원등산 인근에는 80km 대장정의 시작점인 '밤샘'을 만나볼 수 있다.

만경강 걷기 코스는 총 7구간, 44㎞에 달한다. 만경강 발원지인 동상면 밤샘에서 삼례읍 해전마을까지 이어진다. 일정과 코스에 따라 어디서부터 시작해도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봉동읍에서 삼례읍으로 가는 방향에서 만날 수 있는 노을은 '인증샷' 필수 코스 중 한 곳이다. 완주 동상면 메타세쿼이아 산책길, 완주 대아저수지 등도 연인들의 소중한 추억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대아저수지 사진 명소 바로 옆에 있는 '영숙백숙'은 최근 뜨고 있는 인스타그램 맛집이다.

대아호수는 인공저수지임에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가로수가 울창한 20㎞ 호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동트기 전 군무처럼 펼쳐지는 물안개도 장관이다.

완주 비비정 낙조
완주 비비정 낙조

■석양 맛집 비비정, BTS가 찾은 오성한옥 마을

만경강의 아름다운 8곳을 '만경8경'으로 꼽는다. 순서대로 △만경낙조 △신창지정 △사수곡류 △백구풍월 △비비낙안 △신천옥결 △봉동인락 △세심청류 등이다.

이 중 5경인 비비낙안은 '옛 선비들이 비비정에 올라 기러기 떼를 바라보며 풍류를 즐긴 것'을 뜻한다. 비비정은 조선 선조 때 무인 최영길이 별장으로 지은 정자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을 한 마지막 길목으로도 유명하다. 소실된 비비정은 1998년 복원됐다. 비비정에 오르면 한내를 가로지르는 옛 만경강 철교와, 비비정예술열차를 내려볼 수 있다. 열차를 개조한 카페에서 기념품을 둘러보고, 물고기 밥주기, 카페에 머무는 고양이와 시간을 보내다보면 만경강에 해가 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형형색색 하늘과 수면의 색이 변하고, 붉은 태양이 마침내 수면 아래로 몸을 감추는 시간 언제라도 셔터를 누르면 작품이 된다.

오성 한옥마을에 있는 옛 고택도 두말하면 서운하다. 대표적 한옥 고택인 아원고택은 BTS의 화보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1박에 100만원을 넘기도 하지만 특별한 추억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가볼 만한 장소다. 아원고택 바로 옆 소양고택 역시 절경을 자랑한다. 책을 좋아한다면 소양고택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독립서점 플리커도 꼭 들려봐야 한다.

완주군 와일드 로컬푸드 축제 완주군 제공
완주군 와일드 로컬푸드 축제 완주군 제공

■가을에 완주를 꼭 가야 하는 이유

가을에 완주를 가면 완주의 매력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축제도 참여할 수 있다. 완주군은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고산자연휴양림 일원에서 '완주와일드&로컬푸드축제'를 개최한다. 10회를 맞는 올해 축제의 주제는 '자연 친환경 체험과 건강한 로컬푸드 맛 체험'이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메뚜기 잡기' '전통체험' '인형극과 연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캠핑족을 위한 친환경 캠핑, 유명 셰프와 함께하는 로컬푸드 쇼,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숲속의 콘서트, 음악회 등도 진행될 예정이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만경강의 기적' 프로젝트를 통해 완주를 친환경 관광도시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며 "올해는 물론 내년과 이후에도 완주를 특별한 곳으로 만들 비장의 카드들을 여럿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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