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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음은 일본"...K뷰티, 日서 위상 높아진 이유는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7 05:00

수정 2022.09.17 05:00

일본 1020세대들 /EPA 연합뉴스
일본 1020세대들 /EPA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화장품업계가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도시봉쇄 등으로 중국 리스크가 커지면서 뷰티업계가 일본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특히 K-영화·드라마, K-팝 등으로 어느 때보다 한국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위상이 높아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

日 중저가 색조 화장품 시장 본격 공략

"중국 다음은 일본"...K뷰티, 日서 위상 높아진 이유는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2·4분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탓에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4분기 매출은 1조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했다. 영업손실이 10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한 1조8627억원을, 영업이익은 35.5% 줄어든 2166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중국 봉쇄로 인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일본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마침 일본에서는 중저가 색조 브랜드가 약하기 때문에 이 같은 국내 브랜드가 성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최대 화장품 기업인 시세이도는 국내외 29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로컬 색조 브랜드는 3개뿐이다. '쁘띠프라' 브랜드로 한정하면 2개다. 다른 기업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카오의 뷰티 브랜드 27개 중 중저가 색조브랜드는 1개 뿐이며, 코세도 2개 브랜드에 그친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본 로컬 중저가 브랜드 경쟁력이 낮은 원인을 3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첫째, 잃어버린 30년으로 인한 MZ세대 구매력 저하로 메이저 브랜드 업체들의 중저가 브랜드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이 없었다"며 "둘째는 유통망의 한계다. 일본 화장품의 최대 유통 채널은 드럭스토어로, 온라인 판매 비중은 12~13% 정도에 불과하다. 벤처 브랜드의 오프라인 유통망이 매출과 직결되는 구조이나 브랜드가 취급품목수(SKU)를 늘려도 진열 면적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번째로는 인디·벤처 브랜드 제품력 기반인 ODM(제조자개발생산) 산업이 아직 미성숙한 단계다. 한국보다 10년은 뒤져 있다는 평가다. 일본 중저가 화장품 시장은 K-뷰티가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日 1020, 55% 한국 화장품 사용경험

실제로 색조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한국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박 연구원은 "롬앤, 미샤, 클리오, CNP, 이니스프리, 구달 등 유수한 한국 브랜드가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일본 10~20대 중 55% 이상이 한국 화장품을 사용했거나 사용 중이다"며 "가성비와 혁신성 측면에서 K-뷰티의 역량은 세계 최고다. 더불어K-컬처라는 소프트 파워까지 겸비하고 있다.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반짝' 히트가 아닌 K-뷰티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의 베스트셀링 제품으로 일본 소비자를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라네즈는 최근 일본 아토코스메 온라인과 아토코스메 도쿄 하라주쿠점에 공식 입점했다. 라네즈는 공식 진출 전부터 일본의 리뷰 플랫폼 립스에서 '네오쿠션'과 '립 슬리핑 마스크'가 카테고리 1위에 오르는 등 현지 고객들의 관심을 확인한 바 있다.
라네즈 노은석 GTM 디비전장은 "일본에서 라네즈 대표 제품이 입소문을 타며 현지 유통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 20's)도 지난 5월 일본 전역 오프라인 채널에 진출했다.
판매 채널은 일본 최대 쇼핑몰인 이온몰, 멀티브랜드숍 로프트, 도큐핸즈 등 일본 주요 10개 채널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 제품. 애경산업 제공
일본에서 판매되는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 제품. 애경산업 제공
일본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제품. 아모레퍼시픽 제공
일본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제품. 아모레퍼시픽 제공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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