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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방국서도 '왕따' 신세..시진핑, 모디 "지금이 전쟁 끝낼 때"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9 08:28

수정 2022.09.19 08:28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SERGEI BOBYLEV/SPUTNIK/KREMLIN POOL MANDATORY CREDIT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SERGEI BOBYLEV/SPUTNIK/KREMLIN POOL MANDATORY CREDIT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서방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창설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 내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우군’이라고 믿었던 중국과 인도마저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냄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서히 고립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산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유엔에서 러시아 편이 돼 준 든든한 지원군이었다”면서 “하지만 전 세계 이목이 쏠린 SCO 정상회의에서 이 두 나라 정상의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된 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연이어 양자 회담을 했다.

그런데 러시아의 든든한 우방이라고 여겨졌던 중국의 시 주석이 15일 푸틴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이번 전쟁에 ‘의문과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비공개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인정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인해 시 주석이 비공개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다소 비판적 시각을 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공식성명에서 시 주석은 “러시아의 ‘핵심 이익’을 지지한다” 면서도 “(중국은) 격동하는 세계에 안정을 주기 위해 대국으로서 노력할 것”이라며 전쟁 종료의 뜻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모디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 공개적으로 직격탄을 날렸다. 16일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모디 총리가 “지금은 전쟁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 통화로 이야기했듯 세계를 하나로 묶는 건 민주주의와 외교, 대화다. 어떻게든 전쟁의 출구를 발견해야 한다”고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NYT는 중국과 인도의 이 같은 태도가 푸틴 대통령에게는 ‘큰 도전’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동북부 점령지를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다시 빼앗기는 등 전황이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중국과 인도의 지원이 절실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중앙아시아 지역 협력과 테러 예방을 위해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창설된 SCO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국이 참여 중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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