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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음악창작소 시설 완공하고도 주민반대로 운영 시작 못해

한갑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5 13:48

수정 2022.09.25 13:48

시설을 완공하고도 주민 반대로 시범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인천음악창작소 전경.
시설을 완공하고도 주민 반대로 시범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인천음악창작소 전경.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부평 미군부대(캠프마켓) 반환 지역에 조성된 지역 음악인들의 숙원사업인 인천음악창작소가 시범 운영을 앞두고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로 운영이 지연되고 있다.

25일 인천시와 인천음악창작소 등에 따르면 부평 캠프마켓 내 인천음악창작소 전체 2개동 중 리코딩 스튜디오동은 이미 리모델링을 완료했으나 공연장동은 리모델링 예산을 확보하고도 시민단체와의 갈등으로 공사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인천음악창작소는 지난 2020년 3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에 선정, 국시비 25억원이 투입돼 음악 녹음실, 편집실, 쇼케이스 공연장, 음악아카데미를 위한 세미나실, 연습실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인천음악창작소는 지역 음악인 창작·공연활동 지원, 음악 관련 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음악인 활동기반 마련 및 자생력을 강화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지역 거점형 음악 인프라 시설이다.

인천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캠프마켓 반환 지역에 음악창작소를 건립한 것은 이곳이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애스컴(부평미군기지)을 통해 국내로 팝, 록, 재즈 등 다양한 음악장르가 유입되는 전초기지였으며 대중 음악인들의 주 활동무대였기 때문이다.

시는 당초 캠프마켓 내 스튜디오동을 먼저 조성해 시민들에게 우선 개방한 뒤 공연장동을 내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완공해 개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가 반환 부지에 음악창작소를 건립하는 것에 반대해 갈등이 심해지면서 공연장동의 리모델링 사업이 중단됐다. 시민단체는 시민공원, 소규모 숲, 대규모 상업시설 등으로 조성을 주장하고 있다.

시는 올 예산에 공연장동의 리모델링 사업비를 확보하고 설계까지 마쳤으나 공사를 실시할 업체 선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사업이 지연되면서 이달부터 기 조성한 리코딩 스튜디오 등을 음악인과 동호인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시범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음악창작소에 리코딩 스튜디오 대관신청을 문의하는 전화가 매일 수십건이 걸려오고 있으며 운영지연에 따른 항의전화도 상당수에 달한다. 내년 3월 공연장 완공에 맞춰 상반기 중 쇼케이스 신청을 한 건수도 3건에 이른다.

인천에는 1980년 이후 현재까지 밴드녹음을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스튜디오는 단 한 곳도 없고 창작발표를 위한 공연장도 없다. 인구가 300만에 달하고 음악도시로 자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악기 시설을 갖춘 전문공연장은 전무하다. 서울시에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와 상상마당, 롤링홀 등 수십 개의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이 있는 것과 비교된다.

부평지역에는 전국 최고의 실용음악 학원들이 운영 중이고 인천에는 지역음악가(70여 팀)와 직장인밴드(300여 팀)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시민들이나 전문가들 모두 인천시에서 문화생활을 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발표회는 지역에 전문공연장(앰프 등 음향 장비가 준비되어 있는 시설) 부재로 서울에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시는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부족하다고 보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의견을 청취하고 설득해 나갈 방침이다.


인천음악창작소 관계자는 “조만간 시범 운영을 시작하면 다목적홀 등을 지역 음악인과 동호인들에게 무료 대관하고 리코딩 스튜디오, 합주실 등도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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