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하루에 147개 음식점 문 닫는다...고물가‧고금리에 ‘갓달러’ 직격탄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7 05:00

수정 2022.09.27 10:20

원재료값 폭등에 자영업자 '몰락 위기'
최근 물가·금리·환율 '3고'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 상가에 '임대' 홍보 간판이 붙어 있다. /뉴스1
최근 물가·금리·환율 '3고'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 상가에 '임대' 홍보 간판이 붙어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근 고물가, 고금리에 역대급 '강달러'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는 등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매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3고’의 직격탄을 맞고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5개월간 하루 평균 147개의 일반 음식점이 문을 닫았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지역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몰락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환율에 원가부담 커져 폐업 속출

2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9.3원) 보다 22원 오른 1431.3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3월 이후 13년 6개월 만이다. 올해 초 원·달러 환율이 1193원으로 출발한 것과 비교했을 때 1년도 안 돼 20%가량 환율이 치솟은 것이다.

이 같은 역대급 고환율에 자영업자들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그간 코로나19,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자금 사정이 크게 악화됐는데 여기에 최근 고환율이 기름을 부으며 원가 부담을 배로 키웠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A씨는 “재료값 때문에 숨 막혀 죽겠다”며 “이것보다 더 오르겠어 싶었는데 매일 같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 B씨도 “그동안 원재료 오른다는 게 체감이 안 됐는데 이젠 진짜 느껴진다”며 “이렇게 가다간 남는 거 없이 손님들에게 무료 봉사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들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의 70.6%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3.3%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순이익은 평균 11.8% 줄었다.

손님 떨어질까 가격 올리기도 부담

원재료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자영업자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지만 쉽사리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의 발길마저 끊길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C씨는 “고환율로 최근 수입 원재료 가격이 올랐는데 그렇다고 판매가를 올리면 고객들이 더 싼 데를 찾아갈까 걱정돼 쉽게 올리지도 못한다”며 “이번 달은 완전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현 상황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택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지난 5~9월 5개월간 총 2만1761개의 일반 음식점이 폐업을 신고했다. 하루 평균 147개의 가게가 문을 닫은 셈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점포 매도 게시글도 이번 달만 해도 3678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달 2731건 대비 900여건 더 많은 수준이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몰락이 국가 경제와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소기업 전망 2021’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25%를 차지한다.
사실상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내수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가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 일자리가 감소하고 이는 결국 내수 경제에도 치명적"이라며 "환율이 안정됐을 때 자영업자가 살아있어야만 다시 경제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가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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