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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한파’ 삼성전자·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먹구름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6 18:11

수정 2022.09.26 18:11

메모리 주문 급감에 수익성 악화
내년 상반기까진 업황반등 어려워
삼성, 3분기 영업익 24% 감소전망
메모리 사업 의존도 높은 SK 영업익 ‘반토막’ 예상 충격 더 커
‘메모리 한파’ 삼성전자·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먹구름
글로벌 경기침체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조원 감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비메모리, 모바일, TV·가전 등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삼성전자보다 메모리 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SK하이닉스가 수익성 악화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대 최대 매출에도 수익성 악화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월 초 3·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최근 2주 내 삼성전자 3·4분기 실적 추정치를 발표한 유진투자·유안타·BNK투자·KB증권의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매출 78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올해 1·4분기 77조7800억원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메모리 주문이 급감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 3·4분기 영업이익은 12조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조 8200억원 대비 24% 가량 하락하는 수치다. 앞서 1·4~2·4분기 모두 14조원을 넘은 것과 비교해도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삼성전자는 2019년 4·4분기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전세계적 긴축 기조로 고가의 가전·정보기술(IT) 기기에 대한 소비 여력이 급격히 둔화된 여파다. 2020년 말부터 이어진 코로나 특수가 끝난데다 원자재가 인상, 물류난 등에 대비해 쌓은 재고가 기업 실적을 감소시키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상반기 재고자산은 52조 922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10조 7078억원(25.9%) 증가했다.

■'메모리 집중' SK하이닉스, 충격 더 커

삼성전자보다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SK하이닉스는 업황 부진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비중은 97%로, 삼성전자(74%)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SK하이닉스의 3·4분기 매출은 11조2800억원, 영업이익은 2조6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을 달성한 지난해 3·4분기(11조8000억원)보다 소폭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조1700억원에서 반토막이 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력 제품인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의 하반기 업황 부진을 경고하는 지표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78억달러를 기록하며 5월 고점에서 불과 2개월 만에 50% 급감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4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10~15%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4·4분기 가격 하락 폭은 13~18%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다른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3·4분기 글로벌 D램 매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계는 D램 업황 부진이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일부 방어하겠지만, 메모리 업황 반등 전까지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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