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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커진 러~獨 해저 가스관… K조선 반사이익 얻나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8 18:13

수정 2022.09.28 18:31

러, 누출 이유로 무기한 가동 중단
EU, 천연가스 공급처 다변화 나서
‘LNG 강자’ K조선 발주증대 기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만4000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만4000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한국조선해양 제공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2'의 발트해 해저관 3개에서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한국 조선사들이 재차 주목 받고 있다. 유럽 내 천연가스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조선업계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호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스관 누출 사고에 출렁이는 유럽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르트스트림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이날 노르트스트림의 3개 해저관에서 원인이 폭발로 추정되는 손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다수 유럽 국가는 이번 가스 누출 사고를 러시아 소행으로 의심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제재를 받자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에너지를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점검을 위해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으나, 점검 완료를 하루 앞두고 돌연 누출을 발견했다며 가스 공급을 무기한 중단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준공됐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 대상이 돼 가동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 기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4%를 천연가스에 의존했고 천연가스 사용량의 36%를 러시아에서 수입해왔다. EU 국가들은 미국 등으로부터 LNG 수입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러시아발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가스관 누출 소식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한 때 10%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반사이익 얻는 한국 조선

이 같은 상황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에는 장기적으로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EU가 가스 공급처 다변화에 나서면서 LNG 선박 및 설비에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한국 조선업체들에 관련 발주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까지 겹치면서 LNG 운반선 인기가 치솟았다.

실제 올해 1~8월 LNG 운반선 발주량은 전년 동기(38척) 대비 3배 증가한 111척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들이 전 세계 발주량의 75% 가량을 수주하면서 LNG 운반선 분야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한국 조선사들은 8월에 발주된 LNG 운반선 8척을 모두 싹쓸이했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LNG 운반선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년 전 1억8600만달러 선이었던 17만4000입방미터(㎥)급 LNG 운반선 가격은 이달 23일 기준 2억4300만달러에 이르렀다. 지금 같은 분위기면 2억5000만달러도 시간 문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천연가스 공급 부족은 LNG 선박 발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선업계에는 호재이며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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