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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심야 도발, 탄도미사일 2발 동해로 발사…당 창건일 전날 쏴(종합)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09 03:25

수정 2022.10.09 06:42

보름새 7번째, 北국방성 '美항모진입 허세' 힐난 15시간만
한·미 연합방위력 대비태세 무력화, 한·미 대응 탐색 의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5일 북한군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부르는 발사체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5일 북한군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부르는 발사체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파이낸셜뉴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9일 오전 1시 48~58분경까지 북한 강원도 문천(원산 북방)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SRBM은 고도 약 90km, 비행거리 약 350km, 속도는 약 마하 5로 탐지됐으며 한·미 정보당국은 세부제원을 정밀 분석 중에 있다.

북한의 SRBM 발사 직후 김승겸 합참의장은 라캐머라 연합사령관과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안보리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 23차례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1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북한은 최근 15일 사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7번째 탄도미사일을 쐈다.

일본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NHK방송은 日 해상보안청을 인용해 9일 오전 1시50분께 방위성으로부터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며 인근 선박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북한의 도발은 미 로널드 레이건 항모가 참가한 해상 연합기동훈련 종료 직후이자 '노동당 창건 77주년 창건일'인 10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다.

올 당 창건일은 북한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이른바 정주년은 아니지만, 이날을 전후로 도발 수위를 올릴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또 이번 도발은 북한이 전날인 8일 국방성 대변인 명의로 레이건호 동해 재진입을 두고 "미국과 남조선의 극히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합동군사연습에 우리 군대가 보인 정당한 반응을 보인 데 대하여 소위 경고를 보내려는 군사적 허세"라고 힐난한 지 약 15시간 만이다.

한미 연합 해상 훈련 첫날인 지난달 9월 26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기지에 지난 9월 23일 입항한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한미 연합 해상 훈련을 위해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미 연합 해상 훈련 첫날인 지난달 9월 26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기지에 지난 9월 23일 입항한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한미 연합 해상 훈련을 위해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북한은 지난달 25일 평북 태천 일대에서 SRBM을 1발,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 29일 평남 순천 일대에서 2발, 이달 1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 6일 평양 삼석 일대에서 2발 각각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최대 사거리로 발사해 비행거리 4천500㎞를 기록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은 지난달 23일 美 로널드 레이건호 항모의 부산 입항과 26∼29일 한미연합해상훈련, 30일 한·미·일 대잠수함전 훈련에 대한 반발로 분석된다.

북한의 IRBM 도발 이후 미국이 항모를 5일 다시 회항해 6일 동해상에서 한·미·일 미사일방어훈련을 진행하자 북한은 같은 날 오전 SRBM을 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2시께 인민군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 등 총 12대가 우리 군의 '특별 감시선' 주변에서 공대지 사격훈련까지 병행하며 시위성 편대비행에 나서 우리 공군기 30대가 출격해 대응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루 두 차례의 도발 감행인 셈이다.

우리 군은 즉각 공중체공전력과 후속전력이 긴급 출격, F-15K 전투기 등 30여대가 압도적 전력으로 대응했다.

북한이 다수의 전투기를 동원해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정전협정(6·25 전쟁)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이례적인 도발 형태인데다 이번처럼 심야 시간대 SRBM을 발사한 것도 올해들어 처음이다.

또한 6일 오전 북한이 쏜 SRBM 2발도 첫 번째 탄도미사일은 계룡대 타격이 가능한 비행거리 350여km, 두 번째 미사일은 동해상 미 항모를 포함한 한미연합 해상전력의 훈련지역까지 타격이 가능한 비행거리 800여km로 탐지돼 각각 사거리를 달리한 일종의 변칙 무력 과시로 평가된다.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장소 역시 지난 6일엔 평양 순안비행장이 아닌 삼석 일대에서, 이날은 북한 해군기지가 있는 강원도 문천(원산 북방) 등 생소한 지명이 등장해 북한이 발사 시간과 장소를 다양화해 한·미의 탐지전력에 대해 기만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한·미 연합방위력 대비태세에 피로감 누적과 무력화와 동시에 한·미의 대응을 탐색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다.

한·미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등 도발에 연합훈련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 등으로 대응하고, 북한이 이에 반발해 멈춤 없이 도발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여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북한이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6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의 동해 재출동과 한미일 연합훈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탄도미사일 논의 등에 반발한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사진=뉴스1
북한이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6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의 동해 재출동과 한미일 연합훈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탄도미사일 논의 등에 반발한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사진=뉴스1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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