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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백 3.5초…과속방지턱도 부드럽게 [시승기]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08 09:00

수정 2022.10.09 18:07

기아 EV6 GT
고성능차 인식 깬 편안한 승차감
소음 적어 도심 운전에도 좋아
기아 고성능 전기차 EV6 GT가 드리프트 주행을 하고 있다. 사진=최종근 기자
기아 고성능 전기차 EV6 GT가 드리프트 주행을 하고 있다. 사진=최종근 기자
기아 고성능 전기차 EV6 GT의 실내 모습.
기아 고성능 전기차 EV6 GT의 실내 모습.
기아의 첫 고성능 전기차, 지금까지 출시된 국산차 중에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EV6 GT를 지난 5일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시승했다. EV6 GT는 EV6를 기반으로 만든 고성능 전기차다. EV6와 EV6 GT의 외관 디자인은 매우 흡사하다. 이 때문에 "EV6와 과연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다양한 코스를 주행해보면서 이같은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EV6와 EV6 GT의 외관 차이는 EV6 GT에는 네온 색상의 캘리퍼가 들어가고, 21인치 휠과 미쉐린 타이어가 장착되는 정도다. 여기에 범퍼 디자인이 다소 다르다. 다만 내부는 차이가 일부 있다. 스웨이드 스포츠 버킷 시트가 들어갔고, D컷 스티어링 휠과 GT 버튼이 추가됐다.

차량에 탑승해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해봤다. 우선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벗어나 태안 일대 일반 도로를 달렸다. 주행 승차감이 예상보다 더 안락했다. 고성능차라는 인식 탓에 일반 도로에선 승차감이 좋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EV6 GT는 전륜 서스펜션을 맥퍼슨 멀티링크로 바꿨고, 전자 제어 서스펜션이 들어가 있어 오히려 일반 EV6 보다 더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배터리 탓에 차체 무게가 2t이 넘지만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발생하는 불쾌감도 느낄 수 없었다. 고성능 모델이라 방음에 더 신경을 쓴 탓인지 일반 모델보다 EV6 GT가 오히려 더 조용했다. 이 때문에 EV6 GT는 슈퍼카 수준의 성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도심에서 타기에도 좋아 보였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EV6 GT를 운전했다. EV6 GT는 최고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75.5kgf·m의 성능을 낸다. EV6의 제원상 최고 속도는 260㎞다. EV6 GT는 기본적으로 '에코', '노멀', '스포츠', 'GT' 등 4가지 모드가 있는데 GT 모드에서 최고속도가 나온다. 지금까지 출시된 국산 자동차 가운데선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셈이다.

기아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제로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3.5초에 불과하다. 실제 이날 제로백 테스를 해볼 수 있었는데 GT 모드를 선택하고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더니 계측기에 3.8초대가 찍혔다.
작년 기아가 람보르기니,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내연기관 슈퍼카를 EV6 GT가 앞서나가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는데, 과장된 영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배터리 성능이다.
80% 충전된 EV6 GT를 3시간 가량 시승했는데, 마지막에 남은 배터리 잔량은 8% 수준이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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