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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계약 해지 아쉬울 것 없다"는 대우조선, 왜?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3 18:10

수정 2022.10.13 18:10

6000억 규모 운반선 계약 해지
아직 설계도 안들어가 피해없어
2026년까지 도크 꽉찬 대우조선
추가 선박 건조할 여유 생겨
선가 상승세에 오히려 호재로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600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에 대한 계약을 해지했다. 앞서 러시아발 LNG 운반선 2척에 대한 계약을 해지한 바 있어 우려를 가질 법 하다. 하지만 회사 측은 러시아 리스크와는 다른 성격의 사안이며 오히려 이번 계약 해지가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유럽 지역 선주와 6495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2척 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해지 사유로는 선주 측 계약 조건 미이행에 따른 계약 무효를 들었다. 해당 계약은 올해 7월 체결된 것으로 당시 환율은 1달러에 1312원이었다.
계약이 선주사 사정으로 3개월 만에 무산된 것은 다소 드문 사례다.

대우조선해양은 선주사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해당 업체가 노르웨이 ADS 마리타임 홀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이오 캐피탈 소유의 멕시코 퍼시픽이 추진하는 북미 LNG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박을 발주하려 했으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의 LNG 운반선 계약 해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우조선은 올해 5월과 7월 러시아발 LNG 운반선 총 2척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 선사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생긴 일이다. 해당 선박들은 얼음을 깨는 쇄빙 기능이 있는 LNG 운반선인 데다 건조가 진행 중이었기에 악성 재고가 될 위험에 놓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계약 해지의 경우 러시아발 수주건과는 전혀 다른 건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해지한 계약건은 쇄빙선이 아닌 일반 LNG 운반선인 데다 건조는 커녕 설계도 들어가지 않아 회사가 피해를 입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계약 해지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NG 운반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도크(선박 건조공간)가 2026년 말까지 거의 꽉 찼던 와중에 2척을 건조할 여유 공간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가도 상승세다. 17만4000입방미터(㎥)급 LNG 운반선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16.7% 증가하며 이달 7일 기준 2억4500만달러에 이르렀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이 기존 LNG 운반선 계약을 해지하고 선가를 높여 재계약한 사례도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월 라이베리아 선사와 1989억원에 계약했던 LNG 운반선 1척을 오세아니아 선사와 3141억원에 재계약했다. 또 같은 해 7월 같은 라이베리아 선사로부터 4207억원에 수주했던 LNG 운반선 2척도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6282억원에 재수주했다.
덕분에 한국조선해양의 총 수주금액은 6196억원에서 9423억원으로 3227억원 증가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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