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2년을 맞았다. 정 회장이 이 자리에 올랐던 때는 코로나19 창궐로 세계 경제가 온통 불확실에 휩싸였던 시기다. 각국의 국경 봉쇄, 갑작스러운 공급난, 원자재 급등 등으로 하루하루 고통의 나날이었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위기의 순간을 기회로 삼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 들어 8월 누적 판매 기준으로 글로벌 3위까지 뛰어올랐다.
전기차 약진은 더 두드러진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급격한 전환기에 들어섰다. 내연기관차 시대 후발주자였지만 전기차에선 압도적 성능으로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는 것이 정 회장 모토였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5, EV6는 그런 전략으로 세상에 나왔다. 테슬라 일색이던 시장을 흔들어깨웠다. 올 상반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 시장에서도 현대차보다 많이 팔린 전기차는 테슬라, 폭스바겐 말고 없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4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로 정 회장을 선정했다. 향후 30년 이상 자동차 산업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업계 리더를 대상으로 뽑은 것인데 올해가 첫 회였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담대한 비전 아래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재정립했다." 당시 뉴스위크가 정 회장에 상을 수여하며 밝혔던 이유다. 현대차와 정 회장의 실력을 세계가 간파한 것이다.
현대차는 정 회장 취임 2년을 맞아 소프트웨어(SW) 중심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내년부터 모든 신차에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적용하는 등 2025년까지 전 차종을 SW 중심 자동차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SW 분야 투자금이 18조 원에 이른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 메시지에서 "미래 상품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에 달려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SW가 탄탄해야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기반으로 확고한 글로벌 3위를 기대한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본다.
현대차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바퀴 달린 자동차'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자유로운 이동'서비스 일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의 2년은 혁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제 내실을 다지며 속도를 내는 것이 과제다. 기업 혼자 돌파하기 힘든 복잡한 변수들은 곳곳에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대표적인 예다. 정부가 막중한 책임감으로 도와야 한다. 넘볼 수 없는 자동차 강국의 입지를 다지는 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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