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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反시진핑 집회한 남성, 中영사관에 머리채 잡힌채 끌려가 구타당했다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8 07:33

수정 2022.10.18 18:39

영국 주재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한 남성이 영사관으로 끌려들어가고 있다(트위터갈무리)@News1.kr /사진=뉴스1
영국 주재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한 남성이 영사관으로 끌려들어가고 있다(트위터갈무리)@News1.kr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중국 공산당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개막한 가운데, 영국에서 반(反) 시진핑 시위에 나섰던 홍콩 출신 남성이 영사관 안으로 끌려가 집단 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BBC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정문 바로 옆에서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시 주석이 왕관을 쓰고 있는 모습의 풍자화도 등장했다.

그러자 중국 영사관에서 최소 8명이 나와 시위대의 팻말 등을 부쉈다. 이들 중 일부는 헬멧과 보호복을 착용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영사관에서 나온 인물들은 홍콩 출신 시위자 1명의 머리채를 잡은 채 안으로 끌어가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현장에 있던 영국 경찰이 결국 영사관으로 진입해 피해자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영사관은 영국 영토 안에 있지만 상대국 동의 없이는 진입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영사관 안에서 발생한 범죄는 영국 법에 따라 처벌받긴 하지만 영사관 직원들은 외교관 면책특권을 보유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밥’이라 이름을 밝힌 피해자는 BBC와 인터뷰에서 “중국 본토 사람들이 영사관에서 쏟아져나와 현수막 등을 훼손하고, 나를 안으로 끌고 들어가 때렸다”며 “(영국에서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영사관 측은 시위대가 시 주석에게 모욕적인 초상화를 내걸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것은 어떤 국가의 외교 및 영사 공관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정치권에선 잇따라 유감을 표명했다. 중국 대사를 초치하고 심지어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언 덩컨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영국 정부는 중국 대사에게 완전한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며 관련자들을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데이비드 래미 노동당 의원도 "영국 거리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진압하는 것은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에 관해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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