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과거 국회가 부가통신사업자를 이번 사태와 같은 재난에 대비해 규제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 했다가 업계 반발과 여야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어 정치권도 공동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代 자동폐기 법안 꺼내들며 독점 플랫폼 규제 촉구
야당에서도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요 온라인 서비스와 데이터센터를 국가 재난관리체계에 포함하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 역시 데이터센터의 보호조치 의무 대상 사업자를 확대하고, 재난발생시 신속한 복구를 지원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인해 입법 속도전을 벌이고 있으나 이미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미 지난 20대 국회에서 데이터센터의 재난관리를 강화하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돼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하고 법제사법위원회에까지 회부됐지만 결국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채 회기가 끝나 법안은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당시 부가통신사업자들은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규제가 해외에는 없는 과잉 규제라는 이유를 주로 들며 정치권 등을 상대로 각종 로비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재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부가통신사업자들은 구글, 페이스북, 메타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경쟁을 이유로 국내 규제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카카오톡 먹통 대란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20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됐던 해당 법안이 최근 다시 발의돼 여야가 규제의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선 정치권이 업계의 반발과 로비 등으로 인해 20대 국회에선 과잉규제라는 업계 논리에 동조해놓고 이제와서 먹통 대란이 벌어지자 부랴부랴 독점 플랫폼에 대한 규제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은 스스로의 책무를 방기한 것이란 지적마저 사고 있다.
당정, 시스템 이중화 의무 등 카카오 사태 재발 방지 협의
이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부가통신사업자의 사회적책무 이행 차원에서 이동통신3사와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와 같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간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사실상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가기간통신망과 다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여당은 카카오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 마련을 위해 오는 19일 협의회를 갖는다.
당정은 회의에서 카카오와 같은 부가통신사업자에게도 시스템 이중화와 같은 의무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향후 이런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요한 부가통신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 및 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 기술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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