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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정서경 "늘 의지 강한 여성에 끌렸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0 11:33

수정 2022.10.20 11:49

사진제공=tvN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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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작은 아씨들 포스터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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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작은 아씨들' OST 합본. 2022.10.07.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작은 아씨들' OST 합본. 2022.10.07.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작은 아씨들'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 위하준. 2022.10.07. (사진=tvN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작은 아씨들'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 위하준. 2022.10.07. (사진=tvN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저는 언제나 의지가 강한 여성에 끌렸다. 끝까지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 말이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정서경 작가가 ‘작은 아씨들’ 종영 이후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여성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한 세 자매가 절대 부를 가진 권력층 집안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헤어질 결심', '아가씨', 친절한 금자씨' 등 박찬욱 감독과 합을 맞춰온 정서경 작가가 집필하며 방영 초부터 화제를 모았고, "미친드라마"라는 호평과 함께 마지막 회 11.1%(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고전 ‘작은 아씨들’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은 세 자매 오인주(김고은), 오인경(남지현), 오인혜(박지후)를 비롯해 그녀들과 대척점에 선 권력층 사모님 원상아(엄지원), 비자금 700억원을 빼돌려 사건의 시작을 연 원상아의 개인 비서이자 원상아 집안의 건설회사 경리 진화영(추자현) 그리고 원상아의 딸이자 오인혜와 절친인 박효린(전채은) 등 여성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오인혜와 박효린은 두 집안의 막내로서 언니와 부모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가난과 악의 대물림을 끊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자립한다. 원상아가 아버지 원기선 장군의 부정부패와 폭력을 고스란히 대물림한 캐릭터라면 그녀의 딸 박효린은 친구 오인혜의 도움에 힘입어 부모의 연을 과감히 끊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

가장 어린 여성들이 악의 대물림을 끊는 설정이 인상적인데, 세 자매에게 각각 어떤 임무를 부여했느냐는 물음에 정서경 작가는 “가장 희망적인 부분을 가장 어린 세대에게 주고자 했다”고 답했다.

"원기선 장군부터 원상아-박재상 부부 그리고 세 자매로 대변되는 30대, 20대, 10대 이렇게 세대별로 캐릭터가 구분이 돼 있다. 인주와 인경이 윗세대가 축적해온 부와 부패를 목격하고, 끊어내려 한다면 인혜와 효린은 그것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그 무게감에 짓눌리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드라마의 마지막, 인혜와 효린은 우여곡절 끝에 자신들 손에 들어온 비자금 700억원을 자신들 만의 셈법으로 나눈다. 정서경 작가는 "한 시청자가 막내 인혜가 돈을 나눠 주는게 아쉽다고 했는데 (오히려) 의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700억원이라는 큰 돈이 가장 어린 친구들에게 갔을 때, 자신들만의 감각과 공정함으로 돈을 나눠주며 새로운 미래를 그리길 바랐다. 돈이 시작한 곳에서 가장 멀리 있던 사람에게 그 돈을 넘겨서 그 돈이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것을 보고 싶었다. 인혜와 효린에게 가장 큰 희망을 걸었다.“

회사 왕따이자 절친이었던 흙수저 출신의 오인주와 진화영의 목숨을 건 우정도 주목받았다. ‘찐사랑은 화영과 인주’라는 반응에 정서경 작가는 “맞다”며 “화영과 인주의 관계를 설정하면서 저의 사랑하는 많은 친구들을 떠올렸다”고 답했다.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친구들이 부모와 자매처럼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저를 단속해가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얼마 전 추자현 배우를 만났는데, 그녀가 한 말씀이 인상적이었다”며 “싱가포르에서 화영이 덤프트럭에 끼는 위험을 감수하고 인주를 지키는데, 그때 인주를 지키는 게 나(화영)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더라. 그런 종류의 (끈끈한) 우정이 여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이 드라마는 세 자매가 원상아-박재상 부부의 집안과 긴밀하게 얽혀있으나 서로 각개 전투를 벌이는 식으로 전개된다.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적고 캐릭터별로 따로 움직인다.

정서경 작가는 이에 대해 “세 자매에게 각자의 특성을 주면서 따로 움직이게 했다. 세 캐릭터를 하나의 캐릭터로 봤고 그 캐릭터의 다른 면이라고 생각했다. 셋이 있는 장면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풀어갔기에 세 자매가 모이는 장면이 따뜻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의 성과를 묻자 그는 “주어진 시간 안에 12개의 드라마를 끝낸 게 내겐 성장”이라고 답했다. “매회 한편의 영화처럼 12개의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이 12개의 이야기가 어엿한 드라마가 되길 바랐다.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다음 작품에서, 불편하지 않게 매끄럽게 다듬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작업의 원동력을 묻자 그는 “직업정신”이라고 답했다. “제가 시나리오를 쓰면서 살아온 게 어연 20년이다.
하루도 일하지 않은 날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뭐 쓰지? 그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
일하지 않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어서 계속 한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직업정신으로 하루하루 사는 게 아닐까?”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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