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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 10만장 쌓은 흑연… 열 전도성이 구리의 7배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30 11:38

수정 2022.10.30 11:38

UNIST 펑딩 교수, 가장 완벽한 흑연 만들어 내
붙이고 접는 배터리·스마트폰 등에 활용 가능해
UNIST 신소재공학과 펑 딩 특훈교수가 탄소 모형을 들고 있다. UNIST 제공
UNIST 신소재공학과 펑 딩 특훈교수가 탄소 모형을 들고 있다.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펑 딩 교수가 그래핀 10만장을 쌓아 가장 완벽한 흑연을 만들어냈다. 이 흑연은 10만장을 쌓았음에도 그 두께가 35 ㎛(마이크로미터, 0.035㎜)로 매우 얇고 잘 휘어진다. 불순물이 거의 없는 형태로 구리보다 열 전도성이 7배 뛰어나다. 전기 전도성도 매우 뛰어나 붙이거나 접을 수 있는 배터리와 스마트폰 같은 차세대 전자제품에 쓰일 수 있다
펑 딩 교수는 30일 "지금까지 단결정 그래핀을 쌓아 인공적으로 합성된 흑연의 크기는 밀리미터(㎟) 수준이었지만, 이번에 만든 흑연 필름은 면적이 6㎠ 이상"이라고 말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가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해 흑연에서 그래핀을 분리해낸 성과로 2010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역으로 그래핀을 쌓는 방식으로는 고품질 흑연을 만들기 어렵다. 층 사이가 잘 고정되지 않아 그래핀들이 쉽게 다결정 형태로 으스러진다.

연구진이 이번에 합성한 흑연 필름은 천연흑연 또는 기존 인조 흑연과 달리 완벽한 단결정 형태다. 이 흑연 필름은 은 최대 6㎠ 이상 크기의 단결정으로 이뤄졌으며, 두께는 그래핀을 10만층 이상 쌓았음에도 35마이크로미터 수준이다. 열전도율은 최대 2880 W/mK(와트퍼미터캘빈)으로 이는 구리에 7배 이상으로 뛰어나다. 또 불순물의 함량이 0에 가까웠으며, 그래핀 층간의 간격도 이제껏 나온 흑연 중에 가장 좁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쓰는 기체가 아닌 고체 상태 탄소원료를 활용하는 새로운 합성법을 적용했다. 이 합성법은 원료가 기판 뒤에서 공급되는 방식이다. 기판으로는 특수 니켈 필름을 썼다.
관찰 가능한 결합이나 결정립계가 없는 단결정 형태이며, 니켈 필름의 표면 전체도 흑연을 올려 단결정 형태로 합성하는 데 유리한 편평한 모양으로 두께도 균일하다.

펑 딩 교수는 "인조 흑연 합성 기술이 나온 지 100년이 지났지만, 이 정도로 완벽한 수준의 흑연 필름이 유의미한 크기로 합성된 적이 없었다"며 "이번에 합성된 흑연은 차세대 전자기기의 재료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중국 북경대 카이휘이 리우 교수, 언거 왕 교수팀과 함께 해 나노기술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지난 27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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