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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금리, 예상보다 더 높이 오를 것"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3 07:24

수정 2022.11.03 07:24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일련의 금리인상이 끝난 뒤 최종 금리 수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밝혀 금융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AFP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일련의 금리인상이 끝난 뒤 최종 금리 수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밝혀 금융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AFP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미 기준금리가 더 높은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2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미 금리 역시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12월부터는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시작할 것임을 시사하기는 했지만 금리인상 중단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밝히고, 금리인상이 다 끝난 뒤 정책금리 수준 역시 이전에 전망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FOMC에서 속도조절을 시사하면서 상승했던 금융시장은 파월 발언으로 폭락했다.

이날 기술주가 폭락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에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기술주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관도 나왔다.

연준, 금리인상 속도조절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는 이날 이틀에 걸친 회의를 끝내면서 예상대로 0.75%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6월과 7월 그리고 9월에 이은 네번째 '자이언트 스텝'이었다.

그러나 연준은 FOMC 뒤 성명에서 금리인상 영향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시간차를 감안해 상황을 지켜보며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12월에는 0.5%p '빅스텝'으로 금리인상 보폭을 좁힐 것이라는 시장 기대에 부응했다.

주식시장은 하락세에서 상승 반전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은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이 4%로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환호했다.

"인플레이션 안 떨어진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 못 갔다.

FOMC가 끝나고 30분 뒤 파월이 기자회견에서 강경 발언들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파월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떨어질 조짐이 없다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은 아직 "좀 더 가야 한다(some ways to go)"고 밝혔다.

그는 물가 지표들과 각종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이 아직 꺾이지 않았음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금리인상 '일시멈춤(pause)'은 '시기상조(premature)'라고 강조했다.

"예상보다 금리 더 높을 것"
금리인상 조기 중단보다 속도조절을 통한 지속에 방점을 찍은 파월은 이번 금리인상 시즌이 마무리된 뒤 최종적인 정책금리 수준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파월은 "지난번 FOMC 이후 발표된 데이터로 볼 때 (인플레이션은 완화되지 않고 있고, 이에따라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인해 미 경제가 속도조절을 통한 인플레이션 완화에 실패하고, 결국 침체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이같은 연착륙 가능성이 이전보다 작아졌다고 밝혔다.

12월, 속도조절
파월은 그러나 12월 FOMC에서는 금리인상 폭이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지금보다 덜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럴 시기가 오고 있다"면서 "이르면 다음, 또는 그 다음 회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다음달 13~14일, 그리고 내년 1월 31일~2월1일 FOMC가 예정돼 있다.

파월은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위해 수개월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것과 같은 조건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떨어지고, 수개월간 일련의 하락세가 확인되기를 원하지만 그런 것들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기 위한 조건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기술주, 고통 이제 시작일 수도
파월이 예상보다 더 높은 금리를 예고한 가운데 소시에테제네럴(SG)은 기술주 급락세가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SG의 앨버트 애드워즈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면 미 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하면서 침체에 빠질 위험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1년 뒤 순익을 기준으로 한 기술주 주가수익배율(PER)이 고평가 영역으로 진입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 기술주 PER이 30배에서 20배로 낮아졌지만 더 떨어져야 한다면서 이를 반영해 기술주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 폭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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