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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이 '반환'한 풍산개 하루만에 사저서 나와 동물병원으로 갔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9 07:03

수정 2022.11.09 17:25

문재인 전 대통령과 풍산개 곰이.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과 풍산개 곰이. 뉴스1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받아 키우던 풍산개 두 마리를 지난 8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내보냈다. 개 관리비 예산 지원에 관한 근거 법령 처리 지연을 문제 삼으며 파양 선언을 한 지 하루 만이다.

문 전 대통령 측과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 대구 경북대병원 동물병원에서 만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인수인계했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들은 이날 문 전 대통령 측 연락을 받고 만나 풍산개 두 마리의 인도 절차를 진행했다. 개들을 인도받은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들은 대구 경북대병원 산하 동물 병원에 개들을 맡겼다. 국가 원수 자격으로 받은 풍산개는 대통령기록물이다.
기록물 관리 권한이 이동하면 기록물 상태를 점검하듯 곰이와 송강도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자 병원에 입원시켰다는 게 대통령기록관의 설명이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거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입장문을 통해 “곰이와 송강이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개 관리비 예산 지원’을 위한 시행령 개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5월 9일) 자신이 임명한 대통령기록관장과 협약을 체결, 개 관리비를 예산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대통령기록관이 당초 만든 예산 지원안(案)에 따르면, 사료비로 35만원, 의료비로 15만원, 사육·관리 용역비로 200만원씩 세금 총 250만원을 매달 지원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예산 지급에 후임 정부에서 의문이 제기되면서 후속 작업이 지연돼 왔다. ‘애정이 있어서 가져가는 게 아니라 그 정도 돈을 받는 위탁 관리라면 차라리 전문 기관에 맡기는 게 맞지 않느냐’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 중일 뿐 시행령 개정이 무산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해 풍산개의 반환 여부를 두고 진실게임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8일 오후 브리핑에서 “풍산개를 돌려보내겠다는 결정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이 한 것이지 저희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문 전 대통령 측이 풍산개 반환 의사를 밝힌 이튿날인 이날까지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은 비용 문제로 풍산개를 반환하기로 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야당은 법령 미비로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이라며 책임을 현 정부에 돌렸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풍산개 두 마리의 안정과 평안을 위해 과도한 관심을 자제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곰이가 낳은 새끼인 ‘다운이’는 당분간 문 전 대통령의 경남 사저에 머무를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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