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율

한 주 만에 100원 급락한 원달러 환율..안정세 접어드나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3 13:03

수정 2022.11.13 13:03

11일에만 60원 하락..한미스와프 이후 가장 큰 폭 하락
추세적 안정세 접어드나..무역적자, 미 연준 등 변수도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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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11일 60원 가까이 급락하며 3개월 만에 달러당 1310원대로 돌아갔다. 지난달 1439.8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이번 주 들어 총 100.8원 급락,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9.1원 급락한 달러당 1318.4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변동폭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64.8원 급등했던 2008년 11월 6일 이후 14년 만에 환율이 가장 크게 움직였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으로 환율이 177원 폭락했던 2008년 10월 30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환율이 급락한 것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정책의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시장 전망치(7.9%)를 밑돌았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물가지표 발표 전 110선에 머물다가 물가 발표 이후 108선으로 급락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주요 공적기관 투자자의 기존 해외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율을 확대하고 해외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등을 주무부처를 통해 관련 기관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추가 외환수급 대책을 언급한 것도 환율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소식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중국 국무원 코로나19 대응 합동 방역 통제기구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등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 추세가 꺾이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난 만큼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 흐름을 지속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특히 지난 11일의 경우 미국의 CPI, 추경호 부총리의 외환수급 대책 언급, 중국의 격리축소 등 미국, 한국, 중국 모두 환율 하락의 재료를 제공했다"며 "달러 인덱스 자체로 보면 전 고점으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재현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전 고점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가계부채나 부동산 관련한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 이상 전 고점으로 가진 않을 것이고 내년 초에는 금리인상 중단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10월 한 달 지표만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꺾였다고 확신하기 어렵고,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은 점은 달러화 추가 약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또 수출 부진으로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직 완전히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이른 감이 있으나 그동안 환율상승속도가 너무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하나 기준금리 인상도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환율이 오른다 해도 전 고점 보다는 낮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도 "수출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다 연준에 대한 기대가 좀 과한 측면이 있어 환율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반등한다해도 1300원대 중반으로 보는데 내년에는 좀더 안정적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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