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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주 랠리 지속 '글쎄'… 이유있는 신중론 나왔다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4 18:14

수정 2022.11.14 18:14

파월 긴축 경고에 증시 급락 빈번
전문가들 "바닥 속단 일러" 신중
채권 수익률 높다는 점에 주목
"투자자 안전자산 선호 가능성 커"
美 기술주 랠리 지속 '글쎄'… 이유있는 신중론 나왔다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최근 반등한 글로벌 빅테크 기술주들의 상승 랠리가 지속될지 주목된다. 기술주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고 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에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주의 바닥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약세장은 끝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기술주 상승랠리 신중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소 꺾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연준 고위 인사들도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지만 인상 중단 또는 인하로 가는 것은 아니라며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최근 기술주 상승 랠리에 대한 신중론의 배경이다.

실제 지난 7월 말에도 반등 랠리를 펼치다 파월 의장의 긴축 경고에 미국 증시가 지난 8월, 9월에 다시 급락한 사례가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 피벗(움직임)이 확실치 않은데다 채권 수익률이 높은 점도 기술주 반등에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828%로 지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은 3.819%였다. 지난 2019년 10년 만기 국고채는 2.783%를 넘지 못했다.

채권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불확실한 주식 시장이 아닌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에 투자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주 나스닥 종합지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틀간 가장 큰 상승폭으로 거래를 마감했지만 여전히 기술주들의 올해 하락폭은 크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주가가 32% 폭등했지만 올해 초 대비 주가가 95% 하락한 온라인 중고차 판매기업 카바나가 대표적이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상장지수펀드)펀드 역시 연초 대비 57% 폭락했다. 아마존 주가도 같은 기간 40% 하락했다.

■전문가들 "약세장 끝 아니다"

전문가들은 나스닥 지수와 기술주 주가 회복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주가 상승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바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반대 상황인 것이다.

투자기업 티로웨프라이스그룹의 데이비드 이스워트 매니저는 "기술주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많은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저렴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티로웨프라이스그룹은 닷컴 거품이 꺼질 무렵인 지난 1999년부터 기술주에 투자해 온 기업이다.

헤지펀드 스토프캐피털 설립자인 줄리엔 스토프는 "약세장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버프런트인베스트그룹의 글로벌 주식 최고 투자 책임자인 애덤 그로스먼은 "시장은 일부 빅 테크 기업의 호실적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애플의 올해 3·4분기 수익이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연초 대비 16%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로스먼은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에 투자할 수는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더 많은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장 기술주를 사라는 벨을 누르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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