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건 셀프 포르노냐" 장경태 2년 전 영상 꺼낸 누리꾼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7 06:54

수정 2022.11.17 09:31

장경태(왼쪽)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장 최고위원 아버지가 장 최고위원 원룸 자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KBS 유튜브 캡쳐
장경태(왼쪽)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장 최고위원 아버지가 장 최고위원 원룸 자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KBS 유튜브 캡쳐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빈곤 포르노' 발언을 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짠내 나던' 2년 전 국회의원 후보 시절 모습이 재조명 되며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년전 국회의원 후보 당시 장 최고위원의 홍보 키워드는 '가난' '짠내' '흙수저'였다. 일각에서는 이것 또한 '빈곤 포르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빈곤 포르노' 발언은 14일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 처음 나왔다.
장 최고위원은 아픈 캄보디아 소년을 안고 있는 김 여사 사진을 두고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 비판했다. 빈곤 포르노(poverty pornography)는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가난을 자극적으로 연출하는 행위를 뜻한다.

또 그는 "의료 취약계층을 홍보 수단으로 삼았다"며 김 여사가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도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즉시 반발했다. 의원들은 TV, 라디오 등에서 "인격 모독성 발언" "모욕적이다"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장 최고위원은 "빈곤 포르노 단어 자체가 사전적·학술적 용어"라며 별 문제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빈곤 포르노라는 말을 듣고 국어사전을 찾아본 국민이 몇이나 될까. 우리가 그 말(포르노)을 들었을 때는 이미 사회에 통용되는 부정적 의미이고, 국민들에게 그 부정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굳이 그 표현을 찾아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16일 장 최고위원을 품위유지위반 및 모욕을 사유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온라인에서도 '빈곤 포르노'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김 여사를 모욕했다며 분노했고,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말", "쓸 수 있는 표현"이라며 장 최고위원 편을 들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장 최고위원의 2년 전 국회의원 후보 시절 모습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다수의 매체와 인터뷰하며 자신을 '흙수저'라고 표현했다. 그와 관련된 기사, 유튜브 영상에는 '가난' '짠내'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았다. 당선 뒤에도 그는 "개천에서 용 나는 정치를 하고 싶다"며 역경을 이겨낸 청년 정치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중 가장 주목을 받은 건, 국회의원 당선 직후 공개된 KBS 영상이다. 제목은 "'짠내 갑' 노총각 경태씨. 금배지 단 이야기"다.

기댈 곳 없는 가난한 정치 신인이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장 최고위원은 영상에서 거물급 후보들보다 '선거 비용'이 더 무서웠다고 했다. 실제로 장 최고위원은 본 선거운동을 앞두고도 비용이 부족해 홍보 현수막, 선거원 운동복도 제때 제작하지 못했다.

그중 압권은 장 최고위원의 집을 공개한 장면이다. 선거 운동을 끝낸 장 최고위원이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자, 좁은 원룸이 눈앞에 등장했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가구들 옆으로 빨래들이 널린 철제 건조대가 놓여 있었다. 침대와 책상 대신 바닥에는 이불 여러겹이 깔려 있었고, 밥상으로 보이는 작은 간이 테이블에는 노트북과 키보드가 올려져 있었다.

선거운동을 도우러 고향에서 올라온 아버지는 원룸 바닥에 앉아 가난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장 최고위원도 "집이 어려워 2년이나 늦게 대학에 입학했고, 3시간 수업 듣고 8시간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렸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밑에는 "가난과 어려움을 아는 정치인이야말로 일반적인 국민의 삶을 공감할 수 있다", "짠하다", "이런 정치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여곡절이 많으셨네요"라며 그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빈곤 포르노' 사태 이후, 여권 지지자들에게 이 영상은 짠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누구보다 '가난'을 홍보 수단으로 이용한 인물이 장 최고위원이라며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은 '내로남불'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이 영상을 공유하며 "국회의원 후보 시절 누구보다 자신의 빈곤을 팔던 양반이 남을 빈곤 포르노라고 비난할 자격이 되냐"고 썼다.
다른 네티즌들도 "빈곤 포르노가 별거 있냐. 빈곤을 이용해 감성팔이하면 빈곤 포르노지", "본인 역시 가난을 잘도 써 먹었네"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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