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빈살만 방한] 빈 살만부터 시진핑까지...JY '글로벌 인맥' 보니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7 11:28

수정 2022.11.17 14:29

사우디·UAE 왕가와 돈독한 관계
부시家와는 2대째 인연...中시진핑 고향에 반도체 공장
'삼성물산 합병 재판' 최소 3~4년 이어질 듯...글로벌 경영 행보에 걸림돌
(서울=뉴스1)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새벽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영접 나온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 및 오찬을 진행한 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 제공) 2022.11.17/뉴스1 /사진=뉴스1화상
(서울=뉴스1)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새벽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영접 나온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 및 오찬을 진행한 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 제공) 2022.11.17/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국내외 정·재계에서 폭넓은 인맥을 갖춘 것으로 유명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인맥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으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방한 당시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과의 '깜짝 회동' 갖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두고 "초일류 기업을 경영하는 다른 어떤 기업가도 쉽게 만들 수 없는 탄탄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사우디·UAE 등 중동 왕가 인맥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를 안내하고 있다. 2019.02.26. (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를 안내하고 있다. 2019.02.26. (사진=삼성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
이 회장이 2019년 6월 사장단 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 회장은 중동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 왕가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이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 연속 회동을 가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마련한 오찬 자리에서 첫 인사를 나눴다. 이후 청와대 만찬이 끝난 후 서울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두번째 회동이 이뤄졌다.

이후 이 회장은 같은 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에도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다양한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야드에서 만남을 가진 이 부회장은 사우디 내 △건설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분야의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의 연이은 만남을 두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이 회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끌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왕가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이 회장은 2019년 2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안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5세대이동통신(5G)및 정보기술(IT) 미래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같은 달 2주 만에 빈 자이드 왕세제가 방한해 이 회장을 찾아 화제를 모았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초청해 5G 통신을 시연하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과 빈 자이드 왕세제는 신산업 분야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을 심도 있게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자이드 왕세제는 당시 "인류의 삶을 질을 높이기 위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혁신과 최신 기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UAE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큰 관심이 있으며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들을 응원한다"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부시부터 시진핑까지...반도체로 쌓은 'G2 인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방한 중인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가졌다. (삼성전자 제공)© 뉴스1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방한 중인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가졌다. (삼성전자 제공)© 뉴스1 /사진=뉴스1
반도체가 미국과 중국 간 패권전쟁의 주요 전장(戰場)으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의 해외 반도체 생산거점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법인(SAS)와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생산법인(SCS)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는 '부자(父子) 대통령'을 배출한 부시 일가의 정치적 근거지이며, 중국 산시성 시안의 북쪽 도시인 푸핑에서 태어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시안은 '뿌리'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2019년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첫 국내 일정은 이 회장과의 면담이었다.

부시 일가와 삼성 일가의 인연은 2대에 걸쳐 이어진다. 이 회장의 부친인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과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 선대회장은 1992년 현직 대통령이던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나 40분간 단독 면담하고 미국 투자 방안 등을 논의했었다.

1996년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착공할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당시 텍사스 주지사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국기업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였고, 삼성전자가 이에 호응해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했다.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1998년 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인연도 주목 받는다. 2014년 시 주석이 취임 후 처음 방한했을 당시 삼성전자를 방문했다. 이때 이 회장이 직접 안내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시진핑 주석의 방문이 예정된 국내 기업체는 삼성이 유일했다.

시 주석과 이 회장의 만남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장은 2010년 2월과 8월 시 주석(당시 부주석)을 두 차례에 만나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2013년 4월에는 보아오포럼의 이사로서 시진핑 주석과 교류를 했다.

이 회장은 보아오포럼 후 "시진핑 주석부터 대부분 중국 관리들이 한국과 삼성에 대해 너무 잘 알더라"며 "책임감을 느꼈다.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발휘에 '사법 리스크'가 발목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재용 신임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 부정·부당 합병 혐의 관련 오전공판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며 회장 취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지난 2012년 부회장에 오른지 10년 만이다. 2022.10.27/뉴스1 /사진=뉴스1화상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재용 신임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 부정·부당 합병 혐의 관련 오전공판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며 회장 취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지난 2012년 부회장에 오른지 10년 만이다. 2022.10.27/뉴스1 /사진=뉴스1화상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법 리스크(위험요인)를 먼저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회장이 회장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자리가 서울중앙법원이라는 점은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1심만 1년 6개월째 진행 중인 삼성물산 합병 재판은 대법원까지 올라갈 경우 최소 3~4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법리스크는 이 회장의 경영활동에 있어 '족쇄'로 지적된다.
매주 재판에 출석해야 해 국내외 사업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이후에도 명절 등 재판이 없는 주간을 이용하거나 재판부로부터 불출석을 허가받아 해외 일정을 소화해 왔다.


이번 빈 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을 위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에 공판 불출석을 구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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