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엄벌에 처해달라" 발묶인 中企 '발동동'...현대제철 포항공장 출하 막혀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5 10:38

수정 2022.11.25 11:23

무협, 긴급 애로 피해 신고센터 접수
전국 주요 항만 등 물류거점 운송차질 가시화
철강, 차, 중공업 등 비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24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에서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파업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24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에서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파업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생활용품을 A업체는 화물연대 총파업(집단운송거부)사태로 국내외 거래처에 연일 사정을 설명하느라 분주하다. 납품지연으로 국내 거래처엔 하루당 일정액의 납기 지체금을 물게 됐고, 수출길이 묶이면서 이 업체의 해외 거래처도 최종 납기처에 납기 지체금을 물 것으로 보인다. A사는 "화물연대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 엄벌을 처해 달라"고 건의했다.

25일 한국무역협회에 설치된 '집단운송거부 긴급 애로·피해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례다.
전날 0시부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주요 항만 등 물류 거점의 운송 차질이 가시화되고 있다.

수산물, 신선제품을 수출입하는 업체들은 초비상이다. 최악의 경우, 제품 폐기도 고려해야 한다. 기한 내 수입·검역이 진행되지 않으면 저율의 관세 혜택이 사라질 수 있어 전전긍긍하는 사례도 접수됐다. 피해 사례로는 납품지연으로 인한 위약금 발생이 가장 많았고, 물류비 증가, 생산 중단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뒤를 이었다. 무역협회 측은 파업 첫 날인 전날 하루 동안, 총 19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됐으며, 지난 6월 8일간 진행된 총파업 때 300여건 이상이 신고됐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피해 경우, 규모 모두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무협 측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24일 부산 남구의 한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가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24일 부산 남구의 한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가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평소 하루 8000t 물량을 출하하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전날 물량 전량을 내보내지 못했다. 육로와 해상 출하량이 평균 2만7000t에 달하는 강원 삼척 삼표 시멘트는 파업으로 육로가 막히자 해상으로만 2만5000t을 출하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카캐리어(자동차 운반 특수차량)조합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고육지책으로 이날부터 현대차 직원들을 동원해 완성차를 한 대씩 물류거점까지 운송하는 로드탁송을 실시한다. 전자, 석유화학, 중공업 등 주요 업종들은 화물연대의 잦은 파업에 따른 학습효과로 일정 수준 부품 재고를 확보한 상태이나, "1주일 이상 파업이 길어지면 못버티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 운임제 영구화와 적용 차종과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 운임제는 화물차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됐다.2020년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일몰제로 도입됐고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경영계를 대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파업 중단을 호소하며 '노동계 총파업에 대한 업종별단체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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