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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아세안에 100억유로 투자 약속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15 14:53

수정 2022.12.15 14:53

앞으로 5년에 걸쳐 투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처음으로 정상회의를 가진 후 100억유로(약 13조8600억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14일(현지시간) 알자지라방송 등 외신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EU가 아세안 국가에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도전이라는 현실에서 유럽 국가들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연설에서 “우리를 갈라놓는 것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를 결속시키게 해주는 가치 또한 많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EU의 글로벌 관문 전략에 따라 앞으로 5년에 걸쳐 100억유로를 투자할 것을 아세안에 제안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양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주요 해상 무역항로를 둘러싼 중국과의 긴장 문제 등으로 견해 차이를 보여왔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공급망의 취약함이 드러나자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공급원을 다양화하는 것을 추진해왔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와 정치에 파장을 일으키자 이에 맞서 외교를 통한 글로벌 연대 강화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대응을 놓고 미얀마를 제외한 아세안 9개국간 분열이 이어져왔다.

싱가포르는 대러시아에 대한 일부 제재를 단행한 반면 러시아와 군사적 유대가 긴밀한 베트남과 라오스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베트남과 라오스는 태국과 함께 지난 10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의 합병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했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침략 행위라고 규정하기를 원했으며 이같은 시각 차이에 양측은 정상회의 후 최종 공동선언문을 놓고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선언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제재를 둘러싼 다른 시각과 평가가 있는 것을 인정하면서 “우리는 계속 모든 국가들이 주권과 정치적 독립,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 존중의 필요성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외신은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 문제도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아세안의 최대 교역국이지만 남중국해에서의 팽창, 주요 항로에 대한 영해 주장 등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긴장을 유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럽은 무역에 중대한 리스크를 촉발시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대립 속에서 EU는 동남아시아에게 의존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점을 부각시켜왔다.

공동합의문은 중국이 인공섬 등에 군기지와 시설을 건설해온 남중국해 지역에서의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U와 아세안은 정상회의에서 무역과 친환경 및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보건을 포함해 앞으로 협력하는 것을 논의했다. 양측은 서로의 항공사들이 취항하는 노선의 확대를 위한 합의에도 서명했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를 위한 협상을 10년 넘게 미뤄온 EU와 아세안은 합의를 위한 노력에 다시 들어갈 것으로 기대감도 나타냈다.

EU는 베트남, 싱가포르와는 이미 FTA를 맺어놓고 있다.

EU는 아세안 최대 경제국 인도네시아와의 협상에서 진전을 기대하고 있으나 인도네시아가 혼외 성관계를 범죄로 취급하는 법안을 도입하면서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지적됐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EU와 아세안 관계는 동등함에 바탕을 둬야 한다며 자신들의 기준이 우월하다며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상회의후 양측은 성명에서 지난 2021년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 이후 민간인 수천명이 사망한 것과 한반도의 불안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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