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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국경제] 유통가 "고물가에 소비심리 위축…내년도 어렵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0 05:00

수정 2022.12.20 05:00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유통가 최대 이슈는 '소비심리 악화'로,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통업계는 생존전략 짜기에 고심하고 있다.

올해는 엔데믹으로 인한 '수요 폭발'과 고물가로 인한 '심리 위축'이 비슷한 비중이었다면, 내년에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압도적으로 높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다만 소비심리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명품 등 초고가 제품 시장은 고물가, 고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력감축, 고정비 축소 등 비상경영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심리 악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올해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으며, 고물가까지 겹치며 유통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경쟁은 심화됐다. 내년에도 고물가로 인한 성장 둔화가 예상되면서 인력감축, 마케팅 비용 축소 등 사실상 비상 경영에 돌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최근 롯데하이마트는 10년 차 이상 혹은 50세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롯데하이마트의 희망퇴직은 실적 악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 3·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 급감했다. 롯데면세점도 창사 42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내년 고물가에 따른 매출 하락을 우려해 마케팅 비용 등 고정 부대비용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그마나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수준"이라면서 "부동산 경기와 같이 가는 전자제품의 경우 이사 수요가 급감하다보니 타격이 크다.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중저가 제품 위주로 프로모션을 많이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물가에도 고가제품 수요는 늘듯

마트 업계도 고금리, 고물가 시대의 대응 전략이 내년 매출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오르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상황이라 타격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마트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상황에 접어들면서 외출, 외식 수요가 폭발하던 시점에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진 못했다"면서 "내년에는 고물가에 대한 대처 측면에서 좋은 상품을 얼마나 더 저렴하게 판매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다른 유통 채널 보다는 상대적으로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 번 높아진 소비 수준이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위 브랜드를 취급하는 채널인 만큼 고물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백화점이 단순 쇼핑 공간이 아니라 트렌드를 경험하고 소비하는 공간으로 거듭났다는 점도 강조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이 모두 최고가 상품, 럭셔리 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매장도 리뉴얼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일부 점포의 경우 명동, 잠실 등 관광 특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10~11월 매출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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