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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안에 물고기가 떠다니네" 현실로 불러낸 메타버스 [K-유니콘]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26 18:02

수정 2022.12.26 18:02

메타버스 플랫폼 스타트업 '더블미' 김희관 대표
혼합현실로 구현한 '트윈월드'
가상세계에 갇힌 아이템들
MR단말기 쓰니 실제 눈앞에
홀로그램 디자이너 육성도 힘써
60세이상 시니어 교육 눈길
#아무 것도 없는 빈 전시 공간. 마이크로소프트의 혼합현실(MR) 기기 '홀로렌즈'를 머리에 쓰자 광활한 심연 속 풍경이 홀로그램 형태로 눈 앞에 펼쳐졌다. 깊은 바닷속을 걷다 보면 큰 고래가 머리 위를 떠다니기도 하고 해파리 떼 사이를 지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전시는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손을 뻗어 홀로그램 조개를 만지면 뚜껑이 열리며 품고 있던 진주를 보여주기도 한다. 구역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향과 효과음이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실감도를 높여준다.
메타버스 스타트업인 더블미의 김희관 대표가 서울 중구 더블미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박범준 기자
메타버스 스타트업인 더블미의 김희관 대표가 서울 중구 더블미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메타버스 스타트업 더블미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체험공간 '더 케이브(The CAVE)'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한 장면이다. 전시 공간 내 풍경이나 사물 등 다양한 아이템들은 더블미의 현실세계 메타버스 플랫폼 '트윈월드'를 통해 구현됐다.

26일 서울 중구 청계천 더블미 사무실에서 만난 김희관 대표는 "혼합현실 기술로 컴퓨터 속에 갇혀있던 메타버스를 현실로 끌고 올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 바로 트윈월드"라며 "현실 공간에 발을 딛고 서있지만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실세계에 메타버스를 입히다

2015년 설립된 더블미는 메타버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회사는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를 거쳤으며, 지난해 4월에는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도 유치한 바 있다.

더블미가 주력하고 있는 서비스는 지난 2020년 11월 출시한 '트윈월드'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트윈월드를 통해 현실 공간에 가상 현실 아이템을 불러올 수 있다. 아이템은 3차원(3D) 홀로그램 영상으로 현실 세계에 나타난다. 가령, 쇼핑몰 안에 디지털 수족관을 구축하고, MR 단말기로 바라보면 쇼핑하는 사람들 사이로 물고기가 돌아다니는 걸 구경할 수 있다.

트윈월드는 출시 2년간 누적 다운로드 22만 건을 달성했다. 지난해 8월에는 스마트폰 버전 출시로 신규 사용자들의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트윈월드에는 3000개의 3D 객체, 2차원(2D) 이미지, 텍스트, 오디오 등이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는 무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유료의 경우엔 기능이 향상되는 식으로 구성돼 있다"며 "이용자가 자신이 꾸민 공간에서 다양하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창작자 생태계)를 구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실세계 메타버스 플랫폼 '트윈월드'를 통해 불러낸 다양한 오브젝트(사물)의 이미지
현실세계 메타버스 플랫폼 '트윈월드'를 통해 불러낸 다양한 오브젝트(사물)의 이미지


■시니어 교육에도 힘써

향후 더블미가 주력할 분야 중 하나는 홀로그램 디자이너 교육이다. 더블미가 운영 중인 더 케이브에서는 문화 및 예술 전시 뿐만 아니라 트윈월드를 활용해 직접 홀로그램을 디자인할 수 있는 '메타버스 아카데미' 수업도 이뤄지고 있다. 트윈월드 홀로그램 보관함 속에 있는 아이템을 엄지와 검지로 직접 꺼내 빈 공간을 꾸며보는 등의 활동이 마련됐다.


이중 지난 11월부터 두 달 간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된 '홀로그램 디자인 시니어 교육'에 관심이 몰린다. 교육 참여자들 사이에선 "평생 직장 생활을 하느라 항상 초대만 받았는데 트윈월드에 다이닝룸을 꾸며 식사 초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상공간에서 물건을 옮기는 일이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차츰 성취감이 커졌다"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이 가파르게 발전하면서 디지털 격차가 생겼지만 누구든 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꿈을 이루길 바랐다"며 "실제 체험 후 메타버스라고 해서 막연히 어렵다고 느꼈던 분들도 금세 재미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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