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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 올해도 꽁꽁… 'IPO 대어' 이름값할까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01 18:20

수정 2023.01.01 18:20

상반기 노리는 오아시스마켓·컬리
업계 후발주자 성적에 영향 줄듯
작년 이어 유망업종 꼽힌 2차전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기대감'
올해도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을 앞둔 대어급 종목들이 찬바람을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말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심 통과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장해야 하기 때문에 상반기 내에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마켓은 컬리와 함께 올해 IPO 시장의 최대 관심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지난해 8월 코스닥 예심을 통과한 컬리는 오는 2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두 기업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강자로 뒤이어 증시 입성을 노리는 11번가, SSG닷컴 등 후발업체들의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IPO 시장의 침체기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IPO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 등 성장주에 대한 시장 평가가 더욱 냉정해지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컬리는 2021년 말 시장에서 4조원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최근에는 1조원대 전후로 평가받고 있다. 1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국내 새벽배송 업체 가운데데 유일한 흑자기업인 오아시스마켓은 기업가치가 1조원대로 거론된다.

같은 피어그룹에 속하는 플랫폼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주식시장에서 많이 낮아져 있는 데다 경기재개(리오프닝)로 그동안 누렸던 온라인 배송특수가 끝나면서 불리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은 팬데믹으로 급부상하면서 기업가치를 높게 받았던 측면이 있다"며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선 몸값을 낮춰 들어와야 하는데 동종 업체들의 밸류가 이미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 기업가치가 더욱 깎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9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심을 통과한 케이뱅크는 올해 3월까지 IPO를 마무리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3·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256억원, 연간 누적으로는 71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지난해 급락한 데다 인터넷 은행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핀테크라는 신사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지금은 주가는 많이 빠진 상황"이라며 "동종 업종인 은행 지주들도 값이 싼 상태여서 쉽지 않은 케이뱅크도 행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는 은행업의 틀을 벗어나 높은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다른 인터넷 은행과 차별화되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 대어급 종목들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흥행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대기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노리는 SK에코플랜트가 그 중 하나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 등으로 건설업종이 IPO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초대형 환경 플랫폼 기업인 환경시설관리를 인수하는 등 친환경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지난해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통해 1조원가량의 자본 확충에 성공해 부채비율을 줄였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2차전지 전문기업 에코프로그룹의 전구체 생산 자회사로 하반기 코스닥 입성이 목표다. 2차전지는 올해도 유망업종으로 꼽히는 만큼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2차전지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소 악화되긴 했으나 지난해 증시를 주도했던 업종"이라며 "IPO에서 흥행을 이끌기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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