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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우승’ 태국 만난 박항서… 웃으며 ‘라스트 댄스’ 마칠까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11 18:08

수정 2023.01.11 18:08

13일 베트남-태국 미쓰비시컵 결승
4강서 김판곤의 말레이시아 꺾은
디펜딩챔프 태국 동남아 최강 전력
朴 지휘 이후 베트남 새로운 강자로
공격 화력 vs 수비 조직력 대결 볼만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베트남 축구영웅 박항서 감독의 '라스트 댄스' 상대가 정해졌다.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 결승전에서 박 감독과 겨룰 상대는 디펜딩 챔프 태국이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과의 5년 동행을 마무리한다. 그런 의미에서 태국은 최적의 상대다. 물론,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면 더 훈훈한 분위기였겠지만, 긴장감은 훨씬 덜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말레이시아는 베트남과 비교되기에는 전력이 일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국은 다르다.

태국과 베트남은 라이벌이다. 박 감독이 부임하기 전 동남아 축구의 최강자는 태국이었다. 박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야 베트남이 동남아 축구의 패권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태국은 박 감독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또 박 감독 입장에서도 태국이 껄그럽기는 매한가지다.

알렉산드레 폴킹 감독이 이끄는 태국은 미쓰비시컵 최다 우승국이다. 1996년, 2000년, 2002년, 2014년, 2016년, 2020년 등 무려 여섯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베트남은 통산 2회 우승이 전부다. 태국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를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박 감독은 태국에 덜미를 잡힌 바 있다. 2018년 스즈키컵(미쓰비시컵의 전신)에서 우승한 베트남은 2연패에 도전하던 2020년 준결승에서 태국을 만나 패했다. 당시 베트남은 홈에서 0-2로 완패했고, 원정에서도 0-0으로 비겨 4강 탈락했다.

그렇다고 태국 입장에서 베트남이 만만한 상대는 절대 아니다. 4년 전 동남아 축구의 전설로 남을 수 있었던 미쓰비시컵 3연패를 저지한 것이 바로 박 감독의 베트남이기 때문이다. 2018년 당시 혜성같이 등장한 박 감독에게 밀리며 태국은 우승컵을 베트남에게 양보해야 했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베트남이 96위로 태국(111위)보다 훨씬 높다.

여기에 득점왕 경쟁도 걸려있다. 현재 득점 랭킹 1위는 태국의 티라실 당다(6골)다. 준결승에서 대회 6호 골을 신고한 티라실 당다는 공동 1위였던 베트남의 응우옌 티엔 린(5골)을 제치고 대회 득점 랭킹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득점왕을 놓고 양국 스트라이커의 자존심 대결이 뜨겁다.

양팀의 플레이 스타일은 정반대다. 태국의 강점은 화력이다. 조별리그에서 참가 팀 중 최다인 13골을 몰아친 태국은 준결승전에서도 말레이시아에 3골을 퍼부었다. 반면, 베트남은 이번 대회 유일한 무실점 팀이다. 한 차원 높은 수비 조직력이 강점이다.

베트남과 태국은 13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결승 1차전을 갖는다. 2차전은 사흘 뒤인 16일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치른 뒤 최종 챔피언을 가린다.

한편,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는 태국에 밀려 아쉽게 4강에서 탈락했다. 태국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분마탄·당다 콤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홈에서 펼쳐진 1차전을 1-0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을 0-3으로 패하며 골득실에서 밀렸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직전 대회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던 팀이었다.
김 감독은 팀을 4강에 올려놓으며 성공적인 동남아 데뷔전을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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