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겨울철 미세먼지, 중국발 '따뜻한 공기'가 원인이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5 14:56

수정 2023.01.25 14:56

GIST 윤진호 교수, 미세먼지 농도 메커니즘 분석
30년 기상 분석… 따뜻한 겨울날에 미세먼지 악화
지난 1월 9일 서울의 기온은 최저 영하 1도, 최고 7도로 평년 기온보다 포근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은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어서 도심이 뿌옇게 보였다. 뉴스1 제공
지난 1월 9일 서울의 기온은 최저 영하 1도, 최고 7도로 평년 기온보다 포근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은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어서 도심이 뿌옇게 보였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반도의 미세먼지 메커니즘을 일컫는 '삼한사미'의 기상패턴이 따뜻한 대륙성 공기가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3일간 추울때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낮았지만, 4일간 따뜻한 날이면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팀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메릴랜드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한반도의 30년간 기상패턴을 분석해 봄과 겨울철의 미세먼지 농도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윤진호 교수는 25일 "겨울철 날씨중 비교적 따뜻한 날씨를 만드는 대륙성 온난 기단(DM)과 대륙성 열대 기단(DT)이 한반도 주변 미세먼지 농도를 높여 대기질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륙성 온난 기단은 온난건조한 날씨, 대륙성 열대기단은 대륙성 온난 기단보다 더 더운 날씨 조건을 유발한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는 한반도 주변으로 북서쪽 바람이 불어오는데 이 경우가 '삼한' 즉, 3일간 추워진다. 또 한반도 주변에 바람이 덜 불면 중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나 한반도 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머물면서 대기가 나빠지는데, 이때가 '사온' 즉 4일간 따뜻한 날이다.

연구팀은 1988년 이후 30여 년 동안의 종관기상패턴 분류(SSC) 자료를 사용해 계절별 기상패턴과 미세먼지 농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그결과,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은 고기압성 순환 발달과 북풍 계열 바람을 약화시키는 대륙성 온난 기단과 관계가 깊었다. 또, 저농도 미세먼지는 북풍 계열 바람을 강화시키는 대륙성 한랭 기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겨울철에는 대륙성 온난 기단이 들어오는 날 중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인 확률이 56.4%였다.

반면,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은 고기압성 순환 발달과 대기안정도를 강화시키는 대륙성 온난 및 열대 기단과 관계가 있었다. 특히 대륙성 열대 기단은 대기안정도를 매우 강하게 발달시켜 매우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를 발생시켰다.

윤진호 교수는 "이 분석자료로 미세먼지를 유추해보면 내일(26일)이나 모레(27일)쯤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윤 교수는 "이번 분석을 통해 일상에서의 날씨 예보로 미세먼지의 농도를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대기과학 분야의 국제 저명학술지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Atmosphere'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