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내·아들 살해, 기억 안난다? 과학수사로 죗값 물었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30 18:15

수정 2023.01.30 18:15

대검, 과학수사 우수사례 선정
어린이 성추행범도 DNA로 잡아
아내와 두 아들을 흉기로 살해하고도 기억상실과 다중인격장애를 주장하는 피의자에게 심리분석 등을 통해 그 주장이 거짓임을 밝혀낸 사건 등이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찰청은 다양한 과학수사 기법을 활용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한 2022년 4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 5건을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산지청 김재혁 부장검사와 정재훈 검사는 아내와 두 아들 살해 사건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기억상실증 및 다중인격장애를 주장한 피의자에게 임상심리평가, 심리생리검사, 행동분석 등 대검 통합심리분석을 통해 주장이 모두 거짓임을 밝혀냈다. 피해자들에 대한 반감과 분노가 증폭된 것이 범행동기였음을 밝혀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전지검 권성희 부장검사와 김혜주·정경영 검사는 9살 어린이의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피의자 정액이 검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자, 대검 DNA 정밀감정을 통해 피해자 물품에서 피고인의 타액과 정액을 확인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되도록 했다.

평택지청 김윤정 부장검사와 심기호 검사는 54억 원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건에서 최초 고발 이후 3년이 지나서야 '바지사장'과 범행을 부인하는 '중간책'만 송치됐으나 모바일 포렌식 및 계좌 분석을 통해 총책 등 3명 직인지, 2명을 직구속한 사례다.
이 사건은 경찰 수사 중 두 번이나 기소중지돼 3년 동안 수사가 장기화됐는데, 결국 총책은 특정하지 못한 채 바지사장 및 중간책 만 송치된 사건이다. 김 부장검사 등은 바지사장과 중간책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 분석하고, 계좌영장을 통해 거래내역 분석하는 등 과학수사를 통해 총책의 존재 및 관여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다수 확보해 범행 전모를 밝혔다.

서울서부지검 이병주 부장검사와 오광일 검사는 고소장 접수 후 3년 6개월 간 수사지연된 가상화폐 거래소 DB 조작 사건에서 거래소 계좌거래내역을 전면 재검토하고, 대검 사이버수사과의 가상화폐 분석 지원을 받아 피의자들의 전자지갑 전송내역 188건에 대한 자금 흐름을 분석하여 혐의를 입증했다.


또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이성범, 김대철·민은식 검사는 국내 반도체 관련 첨단기술 등이 국외로 유출된 사건에서 혐의업체 서버, 관련자들 노트북 및 휴대전화 등 디지털포렌식 분석을 통해 혐의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방대한 전자정보를 분석해 영업비밀 자료, 범행 공모 문자메시지 등 증거를 확보해 첨단기술 개발 회사 연구원, 협력업체 임직원 등 6명을 직구속 기소해 우수사례로 꼽혔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은 나날이 복잡하고 교묘해지는 범죄 수법에 대응해 첨단 과학수사기법을 연구, 개발하고 이를 수사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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