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피봇' 선반영한 韓·美 채권금리
국고채 급락에도 단기상승 전망에 무게
국고채 급락에도 단기상승 전망에 무게
[파이낸셜뉴스] 오는 3월 중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고채 금리도 빠르게 내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기조는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채권 금리 반등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금의 채권 강세, 연준의 완전한 피봇(통화정책 방향전환) 반영된 것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을 반영하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연 3.782%에서 1월 30일 기준 연 3.271%로 빠르게 내렸다. 한달만에 기준금리(연 3.5%)보다도 더 낮은 수준 아래로 떨어져 기준금리와 역전된 상황이다.
같은 기간 10년물 금리도 연 3.811%에서 연 3.238%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채 금리에 동조화를 이루는 우리나라 국고채의 특성상, 미국의 기준금리 일정이 국고채에 미리 선반영된 결과다.
윤소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2월 FOMC 인상폭이 25bp로 한 번 더 축소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국 국채 수요가 강해졌다"면서 "강한 수요가 계속해서 미국 국채 금리 하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FOMC는 미국 현지시간 1월 31일과 2월 1일 열릴 예정이다.
그는 "이 같은 채권 강세는 연준의 완전한 피봇을 전제로 나타났다"면서 "현재 선물 시장은 23년 4·4분기를 시작으로 15개월 동안 180bp가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점도표보다 80bp 더 가파른 인하폭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연준 내에서도 대다수의 위원이 공통으로 시장의 지나친 피봇 기대를 지적하고 나섰다.
윤 연구원은 "2월 FOMC는 지난 12월의 경제전망요약(SEP)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걸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연준은 인상폭 축소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韓채권 금리 반등 전망에 무게
시장에서는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가 시작되는 구간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채권 금리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외)채권 금리가 그동안 빠르게 내려왔지만,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 채권금리의 경우 2월 중 2, 10년물 금리가 박스권의 상단인 각각 4.4%, 3.8%까지 일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윤 연구원은 "12월 FOMC 의사록에서 언급한 것처럼 금융시장 여건이 의도와 다르게 완화적으로 변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연준은 FOMC에서 MBS 매도가 여전히 선택지에 있다는 기준의 의견을 한 번 더 강조하고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MBS 매도는 원론적인 언급에 그치더라도 시장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연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개시되거나, 최소한 논의되기 시작하면 2,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연말 3%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국고채 금리는 연재 3.3% 전후에서 형성돼 있다"면서 "이는 기준금리가 2.25%였던 작년 8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선도금리는 1년 후 한국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50bp 낮아질 것이라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은 낮아져 왔지만 물가는 이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라며 "물가가 과거의 추세로 보귀할 수 있을지 여부와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2024년 1분기 중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연말까지는 물가하락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준금리 동결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채권투자는 금리 하락을 따라가기보다는 고금리 채권 위주의 투자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중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25~3.45%, 10년물은 3.20~3.40% 수준을 제시한다"면서 "월 중반까지 채권금리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제부터는 성장 약화와 물가안정, 금융불안 우려를 느껴가면서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가 시작되는 구간"이라면서 "금리 상승시(가격 하락시) 채권 매수 대응 전략은 2월에도 유효하다"고 전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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