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14% 오른 2439억엔
가격인상·공급망 안정도 한몫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캐논이 지난해 4년 만에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제품가격 인상과 공급망 리스크 완화, 엔저(엔화 약세)가 부품 및 물류 비용의 상승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가격인상·공급망 안정도 한몫
1월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캐논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14% 증가한 2439억엔으로 집계됐다.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출액은 15% 늘어난 4조314억엔으로 5년 만에 4조엔대를 회복했다.
영업이익을 사업별로 보면 이미징부문이 61% 성장해 1266억엔을 벌어들였다. CCTV는 마케팅용, 공장 생산관리 등으로 수요가 확산되면서 관련 소프트웨어도 크게 늘었다. 디지털 카메라는 'EOS R7' 등의 출시로 판매량이 확대됐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증가도 이익에 기여했다. 평균 환율은 달러당 131.66엔으로 전년보다 21.73엔 하락해 883억엔의 영업이익을 보탰다. 부품 공급 부족, 물류시스템 혼란 등으로 증가한 비용을 엔저로 흡수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회사 측이 예상한 수치와 비교하면 매출액, 이익 모두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캐논 측은 "지난해 말부터 엔고가 진행된 대다 부품 차질 장기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설비투자 연기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6% 증가한 4조2870억엔, 순이익은 11% 늘어난 2700억엔이 될 것이라고 캐논 측은 밝혔다. 하반기부터 유럽과 미국의 금융완화 정책이 기대돼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란 전망이다.
회사 측은 전체적으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매우 견조한 가운데 의료기기의 수주 잔액은 전년보다 30% 증가하고 CCTV 등도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부품 공급 부족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부품 수급 차질 등에 의한 비용 증가는 602억엔에 달했다. 캐논 관계자는 "지난해 비용 증가분을 완전히 되찾을 수는 없지만 올해는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에 일본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캐논은 반도체용 제조장비 사업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캐논 측은 "노광 장비는 규제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규제 강화의 가능성도 있는 만큼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