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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인내 한계" "약속 파기 사과부터"… 입장차 확인만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2 18:01

수정 2023.02.02 18:01

吳시장-전장연 단독 면담
吳, 지하철 지연 시위 자제 요청
朴, 탈시설 발언 등 쏟아냈지만 시위 중단에는 끝내 묵묵부답
"3일 선전전서 입장 밝힐 것"
전장연 박경석 대표와 악수 나누는 오세훈 시장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2일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박경석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전장연 박경석 대표와 악수 나누는 오세훈 시장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2일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박경석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만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시민들의 인내가 한계에 도달했다"며 지하철 지연 시위를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정부와 서울시의 공식 사과가 없다면서 끝내 지하철 지연 시위 중단에 대한 뜻을 밝히지 않았다.

오 시장은 2일 오후 3시30분부터 박경석 대표를 만나 지하철 지연 시위 중단, 탈시설 등 장애인 관련 예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 시장은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는 단순하고 명확하다"며 "더 이상 지하철을 세우거나 지연시키는 시위는 자제해 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오 시장은 "전장연의 여러 차례 시위를 통해 전장연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알려졌기 때문에 이 이상은 극단적 형태의 시위를 자제해 달라"며 "지하철 지연 시위가 반복되면 장애인에 대한 우호적 시각을 가진 시민들 조차도 입장이 바뀔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전장연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라고 했던 오 시장은 이날 다시 한 번 "정시성을 생명으로 하는 대중교통을 84차례나 운행지연시킨 전장연이 굉장한 강자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박 대표는 오 시장의 이 같은 부탁과 지적에 대해 "국가와 지자체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서울시는 중앙정부, 혹은 다른 지자체보다 (장애인 관련 정책을)잘 하고 있다"면서도 "왜 지금의 문제를 이념적 논쟁, 갈등으로 풀어가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만약 전장연을 사회적 강자로 여긴다면 진짜 강자인 기획재정부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며 "서울시장으로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문제 해결을 위해)요청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탈시설과 관련해서도 발언을 쏟아낸 박 대표는 관심이 쏠렸던 지하철 시위 중단과 관련해선 굳게 입을 닫았다. 다만 박 대표는 면담 이후 기자들을 만나 "3일 혜화역 지하철 선전전에서 지하철 시위 중단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지하철 지연 시위가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게 됐다.

이날 면담 이전부터 시와 전장연이 입장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은 곳곳에서 제기됐다.
단독면담 성사 과정에서도 방식과 의제 선정 등을 두고 잡음이 많았던 데다, 면담 일정을 잡은 이후에도 설전과 신경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전날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며 "전장연의 주장이 장애계 전체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던 본인의 발언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반면 전장연은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선전전을 이어가며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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