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돌아온 强달러, 망설이는 外국인, 주춤하는 韓 코스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2 06:00

수정 2023.02.22 09:42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0.16% 상승한 2458.96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0원 오른 1295.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제공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0.16% 상승한 2458.96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0원 오른 1295.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촉발된 달러화 강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 대비 0.16% 상승한 2458.96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47억원, 193억원 순매수하며 강보합세를 지켜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최근 4개월간 계속됐지만 지난 1월에 특히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에서만 6조4538억원을 순매수세했다. 그 사이 코스피는 2225.67에서 2425.08로 2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현저히 약해졌다. 15거래일이 지난 이번 달의 외국인 순매수는 1조9650억원으로 지난 달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피도 2400선에서 갇혀있는 상황이다.

이를 주간으로 비교하면 지난 달 넷째 주에는 코스피에서 2조554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1조원 미만으로 뚝 떨어지며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주(13~17일)에는 485억원으로 줄었다.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진 것은 환율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 달 1230원대까지 낮아졌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에 13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오른 1295.9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연말 미국의 금리 인상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기대감 속에 사라졌던 ‘킹 달러(달러 가치 강세)’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는 것은 곧 끝날 것이라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6% 올라 시장 전망치(5.4%)를 넘어섰다. 앞서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6.4%로 시장 전망치(6.2%)보다 높았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초 연 5.25%가 고점일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기준 금리가 5.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확률이 상승하고 있고 달러 인덱스는 103선까지 올라온 상태"라며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3.8%대까지 진입하는 등 주식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은행이 원화 약세에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관망 심리가 작용하며 종목 장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우리나라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연준은 다음 달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한미 금리 차 역전이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보이고 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연구원은 "미국의 과거 패턴을 감안하면 금리가 더 상승할 여력이 있어서, 한미 간 금리 격차는 더 확대될 것"이라며 "무역수지 영향이 가장 크다.
수출품 중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 수출액이 연초 들어 가파르게 하락 중이고, 원유 등의 원자재 가격도 수입가를 늘려 (무역) 적자를 심화시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이 아직 매도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차분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을 벗어나고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곧바로 국내 통화 정책에 변화를 줄 수는 없다"라며 "큰 틀에서 경기, 물가 환경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기준금리가 당장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