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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경의 플레e] 문체위를 통과한 게임 법안들의 핵심은?(下)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5 21:29

수정 2023.02.25 21:29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칼럼

[파이낸셜뉴스] 지난 글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았다. 이때 함께 통과한 게임법 개정안들이 다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해당 내용들을 살펴보려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먼저, 현행법상 있던 ‘게임 중독’이라는 표현이 삭제되었다. 일단 학술계에서 ‘게임 중독’이라는 개념에 대해 합의된 바 없다. 미국정신의학협회에서 펴내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매뉴얼 5판’ 에서는 중독·남용·의존 같은 용어들이 ‘장애’로 일괄 수정되었다.
이렇듯 게임 중독이라는 개념이 이미 학계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은 점이 크게 반영되었다. 아울러 게임 중독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일종의 낙인 효과도 고려되어 삭제되었다.

강제적 셧다운제가 폐지되었으니 ‘게임시간 선택제’도 폐지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이 개정안은 문체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청소년보호법상 있던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개정안 논의 당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방지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에 게임시간 선택제를 유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강제적 셧다운제가 폐지될 수 있었다. 이러한 연유로 문체위 심사에선 게임법상 존재하는 게임시간 선택제를 폐지하기 어려웠다. 2021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서 게임이용자의 65.8%가 게임시간 선택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는데, 이처럼 게임이용시간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 자체가 사라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개정안 계류에 한 몫을 했다.

정부의 게임산업 기술개발 추진사항에 ‘게임 보안기술의 연구개발 및 활용’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은 상임위를 통과했다. 게임보안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 게이머의 게임 머니 손실은 물론 게임설계 시 의도한 여러 계획이 무산되며 게이머가 이탈할 수 있다. 이처럼 게임보안 문제는 게임사의 게임 운영에 큰 영향을 끼치지만, 중소 인디 게임사의 경우 비용·인력 문제 때문에 게임보안에 필요한 자체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관련 기술을 활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보안기술 개발 지원을 통해 중소 게임사와 게이머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한 입법조치로 받아들여져 개정안이 통과했다.

게임법과 청소년 보호법상 상이하던 청소년의 연령 기준이 청소년 보호법상 연령으로 통일되었다. 청소년을 현행과 같이 ‘18세 미만의 자(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포함’로 규정할 경우 만 18세는 고등학교 재학 여부에 따라 게임법상 청소년 보호규정이 다르게 적용된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만 18세 이상인 사람에 대해서는 피씨방에서 주민등록증 외 학생증을 추가로 확인해야하는 등 현장의 애로가 있어 왔다. 이 개정안의 내용은 우리 의원실에서 대표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다.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를 환영한다.

방금 설명한 청소년 연령 기준안 개정안과 궤를 같이 하는 개정안도 통과되었다. 청소년들이 부모·형제 등 주변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하여 늦은 밤 피씨방을 이용하거나 청불게임을 이용하는 사례들이 왕왕 있다. 이 경우 관계당국의 적발 시 원인제공자인 청소년이 아닌 피씨방 영업자가 행정처분을 받는다. 피씨방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인 것이다. 식품위생법 등 타법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영업주를 보호하는 규정이 있는데 게임법에서는 피씨방 영업주 보호 규정이 없었던 것이다. 이에 이를 보완·개선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되었는데, 이 내용도 상임위를 통과하였다.

앞서 설명한 모든 게임법 개정안들은 지난 17일 법사위를 통과하였다.
이제 한 발짝만 남았다. 큰 문제가 없는 한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다.
문체부는 개정안들의 시행일이 도래하기 전까지 내실 있는 시행령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정리/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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