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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실적 둔화 확인...전망은 더 어두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5 06:23

수정 2023.03.05 06:23

[파이낸셜뉴스]
미국 기업들의 지난해 4·4분기 순익이 저조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 시민이 쇼핑백을 들고 걷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기업들의 지난해 4·4분기 순익이 저조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 시민이 쇼핑백을 들고 걷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이번 실적시즌에서 실적발표로 확인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지난해 4·4분기 순익평균치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수준은 고작 1.3%에 그쳐 직전 5년 평균치 8.6%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비즈니스는 4일(이하 현지시간) 팩트세트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기술주 실적 악화

S&P500 편입 기업들의 약 99%가 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기업 실적 둔화는 특히 기술업체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1위 업체 애플이 이번에 드물게 시장 전망에 못 미치는 실적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이폰 시티'라는 별명이 있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19로 봉쇄되고, 이후 직원들의 시위로 조업 차질이 확대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었다.

애플은 지난해 연말 쇼핑대목에 심각한 생산 차질로 인해 아이폰이 없어 못 팔았다.

그러나 경기둔화 속에 수요가 약화하고 있고, 기술업체들의 경우 팬데믹 특수라는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둔화가 더 두드러져 보이고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인텔 등 역시 애널리스트들 전망치에 미달하는 실적을 공개했다.

테슬라는 상승세 지속

기술업체들이라고 모두 죽을 쑨 것은 아니다.

전기차 선두 주자 테슬라는 비록 그 강도가 약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상최대 순익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을 압도했다.

리비안자동차 같은 전기차 후발주자들은 물론이고 탄탄한 공급망을 갖춘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들도 부품 부족으로 생산 규모가 시장 예상을 밑돈 와중에 테슬라는 달랐다. 기술혁신이라는 돌파구로 부품 부족을 해결하며 생산 확대 행진을 지속했다.

지난해 64% 폭락했던 테슬라 주가는 탄탄한 실적 덕에 올해 61% 폭등하며 지난해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석유메이저 사상최대 순익

이번 실적발표에서는 지난해 시장의 승자가 사양산업으로 지목되는 석유산업이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셸 등 석유 메이저들은 지난해 4·4분기, 또 지난해 전체 사상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이 그 바탕이 됐다. 각국에서는 이들 화석연료 업체들이 불로소득을 거뒀다면서 이들이 거둔 초과 이익을 환수하는, 이른바 '횡재세'를 신설해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분기 순익 4.6% 감소

기업들은 올해 더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란 우려가 높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체 꺾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더 고강도로 더 길게 지속되고, 이에따라 미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란 비관이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올 1·4분기 S&P500 기업들의 순익은 1년 전보다 4.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가 심각한 침체를 겪었던 2020년 3·4분기 이후 첫 순익 감소세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S&P500 기업 가운데 81 곳이 1·4분기 주당순익(EPS) 감소를 전망했다. EPS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곳은 23 곳에 그쳤다.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기대를 웃돌았던 세계 최대 소매체인 월마트도 전망은 어두웠다.

그러나 모두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낙관론자 가운데 한 명인 한국계 투자전략가 톰 리 펀드스트래트 상무는 2일 분석노트에서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이에따라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기업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리는 이같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뉴욕증시가 앞으로 8주 상승 랠리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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