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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옆방에 있는데 나에게.." 日 아이돌계 '제왕' 미성년 성학대 파문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9 10:36

수정 2023.03.09 10:36

쟈니 키타가와가 미성년자 대상 성 학내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뉴시스
쟈니 키타가와가 미성년자 대상 성 학내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일본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불리는 쟈니 키타가와 쟈니스 사무소 전 대표가 미성년자인 소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쟈니가 생전에 연예계의 제왕으로 군림하며 10대 소년들에게 성적 학대를 자행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쟈니는 2019년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BBC씨가 공개한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A씨는 "만난 지 일주일 만에 쟈니의 자택 중 한 곳에 머물도록 초대받았다"라며 "얼마 후 쟈니가 다가오더니 가서 목욕을 하라고 했다.
그는 내가 인형인 것처럼 내 온몸을 씻겼다"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제 부모님이 저와 같은 방에 쟈니와의 잠자리를 마련해 뒀다"라고 밝혔다. 그는 "성관계를 맺는 도중 부모님이 바로 옆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다"라고 고백했다.

BBC는 일본 내에서 쟈니의 성 추문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유가 일본 언론과 '쟈니스 제국'의 상호의존적 관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언론사들이 많은 시청자와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쟈니스 소속의 인기 연예인을 자사에 출연시켜야 하기 때문에 쟈니의 보복을 피해 성 착취 피해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미성년자를 비롯한 어린 소년들이 쟈니의 성 학대를 거부하지 못했으리라는 해석도 나왔다. 쟈니의 최종 결재를 통해서만 연습생들의 데뷔 여부가 결정되는 쟈니스의 체계 탓에 성 학대도 참아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A씨는 “'(성적 학대를) 참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쟈니의 사망 이후 뒤를 이어 쟈니스 사무소를 이끄는 조카 줄리 후지시마 사장은 "지난 2019년 전 대표가 사망한 이후 본사는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시대에 맞는 매우 투명한 조직 구조를 구축하고자 전문가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라며 "2023년 올해 새로운 회사 구조와 시스템을 발표하고 시행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쟈니스는 일본의 남자 아이돌 전문 연예 기획사다. 일본의 국민 그룹 SMAP 역시 쟈니스 소속이다.
쟈니는 사망 전까지 쟈니스를 이끌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1위 가수 배출', '가장 많은 싱글 1위 곡 프로듀싱' 등의 기록을 보유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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