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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지원법…아이폰 가격 100달러 더 비싸지나?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0 12:29

수정 2023.03.10 13:1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월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TSMC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월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TSMC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반도체를 증산하기 위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540억달러 규모 반도체지원법이 반도체 제조비를 더 올려 스마트폰 가격도 덩달아 상승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8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려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조업을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가 직결된 공급망 안정을 위해 반도체 기업들의 세금감면 등을 포함하는 반도체지원법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 법안이 스마트폰과 게임기기 같은 소비 가전 제품 가격까지 상승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9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가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에서 생산을 늘릴 경우 반도체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상승폭은 애플과 삼성, 알파벳 같은 기업들의 제품 설계와 공급망, 비용절감 노력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캐나다 오타와에 본부를 둔 테크인사이츠 애널리스트 나린더 랄은 아이폰14플러스 제조비인 약 527달러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4%로 이중 81달러는 애플이 설계해 TSMC에서 생산하는 A15프로세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조비가 618달러인 삼성 S22플러스에서 5G모뎀과 프로세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193달러라고 테크인사이츠는 밝혔다.

소셜모바일 최고경영자(CEO) 로버스트 모르코스는 이동통신업체 임원들이 앞으로 반도체 제조비가 최대 40%까지 올라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애플 아이폰의 경우 제조비가 100달러가 더 올라가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하는데 드는 비용은 노동과 장비, 운영이 모두 비싸 대만 TSMC 최고재무책임자 웬덜 황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것부터 대만보다 4~5배 더 많이 나간다고 최근 어닝콜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완전히 미국산 부품으로만 아이폰을 제조할 경우 비용이 3만달러까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주류 전문가들은 가격을 약 100달러 정도 더 추가시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FRA리서치의 애널리스 앤젤로 지노는 “애플은 아이폰 가격을 100달러 더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가격 상승 억제 방법을 찾는데 뛰어나다”고 했다.

CNBC는 애플이 중국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공급망으로부터 다변화하는 것은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CFRA의 지노는 삼성의 경우 칩과 디스플레이를 직접 생산하고 있고 있는등 “지구상 어떠한 하드웨어 기업보다 공급망을 가장 많이 장악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는 비용 추가 부담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셜모바일의 모르코스는 반도체가 사용되는 제품의 제조 기지가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대신 가장 중요한 부품을 미국에서 생산한 다음으로 해외로 보내 조립시켜 다시 미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는 반도체지원법의 취지를 지적했다.


모르코스는 삼성전자와 인텔,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스, 퀄컴 같은 기업들이 반도체의 미국 생산을 더 늘리는 것을 검토하거나 발표했지만 더 많은 IT제품의 리쇼어링이 성공하려면 스마트폰 같은 기기와 여기에 사용되는 배터리 공장을 더 유치해야 54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지원법이 의미가 있다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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