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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전 비서실장 "이재명 이제 정치 내려놓으시라" 유서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0 13:13

수정 2023.03.10 15:57

노트 6쪽 분량 유서에 담겨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
"일만 열심히 했는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검찰, '성남FC' 관련 한차례 검찰 조사만했다
숨진 전 비서실장 "이재명 이제 정치 내려놓으시라" 유서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지난 9일 숨진 채 발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씨의 유서에는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숨진 전씨는 이헌욱 전 GH 사장의 사퇴로 사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지난해 12월 말 퇴직했다.

전씨는 퇴직 전후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받았다.

이 대표는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 등 4개 기업의 후원금 133억5천만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성남FC 의혹' 사건 조사를 위해 지난해 12월 26일 전씨를 불러 한 차례 영상 녹화 조사를 진행했고, 이후 별도의 조사나 출석 요구는 없었다고 밝혔다.


전씨의 유족도 전씨가 "'성남FC 의혹' 사건으로 퇴직 전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앞두고 있던 조사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전씨는 지난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의 모친상 당시 대리조문을 한 인물로 거론됐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는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증언했다.

현장에서는 전씨가 쓴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전씨는 유서 첫 장에 이 대표를 향한 심경을, 나머지 다섯 장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 등이 담겼으며,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사건 당시) 행정기획국장이어서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됐다",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유서 공개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추가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 참석 "검찰의 조작 앞에 압박 수사로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검찰의 검찰의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씨는 전날 오후 6시 45분께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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