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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경의 플레e] 현행법으로 바라본 ‘다크 앤 다커’ 사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1 10:57

수정 2023.03.11 10:57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칼럼
[파이낸셜뉴스] 최근 진행된 알파테스트에서 큰 인기를 끈 ‘다크 앤 다커(Dark and Darker)’라는 게임이 있다. 지난달 있었던 4차 테스트의 경우 서버 오픈 3시간 만에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돌파했으며, 테스트 종료 후 집계 결과에서는 200만명 이상의 게임 이용자가 참여했다고 발표되었다. 국내 인디게임사 ‘아이언메이스’ 작품이기에 게임 흥행소식이 더욱 놀랍고 기뻤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 핵심 기술들을 유출하여 다크 앤 다커를 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파문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사건이 집중 조명되면서, 앞서 넥슨 측이 2021년 8월에 아이언메이스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7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아이언메이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사건 행방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영업비밀의 정의부터 살펴보면, 동법 제2조 제2호에서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라고 되어 있다.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이 조문의 문구들을 해석해보자. 먼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는 대목이다. 이는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서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보유자가 비밀로 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당해 정보의 내용이 이미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을 때에는 영업비밀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 등)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그 정보의 보유자가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그 정보의 취득 및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어떤 정보가 바로 영업활동에 이용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된 단계에 이르지 못하였거나 △실제 제3자에게 아무런 도움을 준 바 없거나 △누구나 시제품만 있으면 실험을 통하여 알아낼 수 있는 정보라고 하더라도, 상기 요건들을 모두 갖추었다면 이를 영업비밀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5도6223 판결)
‘비밀로 관리’라는 대목도 주목해야 한다. 해당 요건에 부합하여 기밀을 취급하였는지에 따라 판결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판례상 ‘비밀로 관리된’ 것은 그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지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한다. 또 이러한 유지 및 관리를 위한 노력이 상당했는지 여부는 영업비밀 보유자의 예방조치의 구체적 내용, 해당 정보에 접근을 허용할 영업상의 필요성, 영업비밀 보유자와 침해자 사이의 신뢰관계의 정도, 영업비밀의 경제적 가치, 영업비밀 보유자의 사업 규모 및 경제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도13792 판결)
위 내용을 숙지했다면, 과거 발생했던 유사 사건이 보다 흥미롭게 보일 것이다.

지난 2008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3’ 개발 중 블루홀스튜디오로 집단 전직해 게임 개발에 착수했던 개발자들에 대해 형사 소송을 낸 바 있다. 자사의 영업 비밀을 유출하여 ‘테라’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 소송은 대법원이 원고인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주며 막을 내렸다. 당시 영업비밀 유출은 인정됐지만, 집단 이직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기각되었다.

당시 내용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당시 피고인들은 캐릭터, 배경, 사냥감 등 개발 관련 패키지 에디터 툴은 물론 종족컨셉이나 리소스 스펙같은 핵심 내용들까지 개인 USB에 저장하여 반출하였다. 이 중 일부 정보는 신규 프로젝트 개발에 실제 사용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영업비밀 유출 방지를 위해 여러 장치를 마련했었다. 정보보호 정책서, 정보보호 지침서, 개발보안 절차서, 정보보안 및 지시감독 동의서, 윤리서약 지침서, 폐쇄망에서의 개발업무화, 개인 USB 사용 및 메신저 파일 전송 금지 등이다. 재판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이러한 영업비밀 관리 노력이 인정되었다. 반면 피고인들은 엔씨소프트의 이러한 지침을 어기고 영업비밀을 취득 및 사용하는 한편 이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제공 및 공개하였으며, 엔씨소프트가 허용한 곳 이외 장소에 이를 저장하였다는 점이 재판에서 인정되었다.

다시 다크 앤 다커 이야기다. 넥슨은 강력하게 대응하는 중이고, 아이언메이스도 핵심 기밀 유출을 강하게 부인하며 전면전에 나섰다.
이 사건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번 글이 게임 이용자들에게 이 사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정리/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