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스마트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전문기업 퀄컴이 새로운 스마트폰용 중급 AP로 TSMC를 선택했다.
최신형 플래그십에 이어 중급기까지 삼성전자 대신 TSMC 4나노(1nm=1억분의 1m) 공정을 채택하면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실적 감소가 우려된다. 하지만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3나노 기술력이 앞선 만큼, 판세를 뒤집을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 잇따라 TSMC서 생산
14일 외신들에 따르면 퀄컴은 오는 17일(현지시간) 중국 사이트 게시를 통해 최신 중급 스마트폰 AP인 스냅드래곤 7+ 1세대 출시를 공식화했다. 해당 제품 생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아닌 대만의 TSMC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퀄컴은 최근 TSMC 파운드리에서 제품 생산을 선호하고 있다. 스냅드래곤8 1세대는 전량 삼성전자에서 양산했지만 스냅드래곤8+ 1세대는 TSMC서 위탁 생산했다. 스냅드래곤8 2세대는 TSMC의 4나노 공정으로 만들었다. 3세대 물량은 삼성전자가 수주했지만, 총 생산량은 TSMC가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퀄컴이 새로운 제품 생산을 TSMC에 잇따라 위탁하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실적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을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을 통해 우선 개발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업계 생산물량이 아직 4나노 공정에 머물고 있는 TSMC로 몰리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위기감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 한 발 앞선 3나노서 TSMC 맹추격
하지만 업계에서는 3나노 경쟁이 삼성전자가 TSMC를 추격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3나노 칩 생산을 대폭 늘리고, 수율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광투과율이 90% 이상인 필름을 사용해 광원 손실을 최소화하고 3나노 칩 생산 수율을 안정화할 계획이다.
지난 2월 대만 일렉트로닉타임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내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에 자체 개발한 포토마스크 보호막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웨이퍼 파운드리 경쟁력을 높이고 포토마스크를 구동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 반도체연구소도 광 투과율 92%의 EUV 필름 개발 소식을 밝힌 바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TSMC보다 앞선 만큼, 일각에서는 TSMC를 역전할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세대 3나노 GAA공정을 예정대로 2024년 양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TSMC는 지난해 9월 애플 가격 인상 요구를 거부하고, 올해에는 주문삭감 등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따라 3나노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협력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시장 점유율은 15.5%로 TSMC(56.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