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H형강·철근 수입 급증
엔저 올라타 중국산 빈자리 꿰차
글로벌 수요 늘면 자국 우선공급
가격 폭등에 꼼짝없이 당할 수도
엔저 올라타 중국산 빈자리 꿰차
글로벌 수요 늘면 자국 우선공급
가격 폭등에 꼼짝없이 당할 수도
■엔저 타고 일본산 철근·H형강 유입
13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철강재 수입은 543만4000t으로 전년 대비 13.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산 철강재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일본 내수 부진으로 잉여 물량이 해외로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 일본산 H형강의 수입가는 t당 119만원으로 국내산 도매 유통가인 127만원보다 8만원 가량이 낮았다.
일본산 철강재 중 수입 증가가 눈에 띄는 제품은 건설현장에 쓰이는 H형강과 철근이다. 작년 일본산 H형강은 전년 대비 30.8%가 늘어난 18만8000t이 수입됐다. 철근의 경우 37만9000t이 일본에서 유입됐는데 전년과 비교해 5.0% 소폭 줄었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2배 넘는 물량이 들어왔다.
■국내 건설용 철강 생산 타격 우려
저렴한 수입산 철강재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입품이 세를 넓히면 국내 철강사들이 점차 감산에 나서다가 공장 가동을 멈추게 되는데, 한번 라인을 폐쇄하면 다시 가동이 쉽지 않다. 때문에 추후 글로벌 철강 수요가 회복됐을 때 한국이 가격 폭등을 마주할 수 있다.
실제로 2015년경 저렴한 중국산 후판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후판 공장이 문을 닫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때문에 최근 다시 조선업 경기가 살아나며 국내 후판 수요가 늘었을 때 빠른 공급이 어려웠고, 가격이 오르는 후폭풍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싼 게 좋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다시 일본 내 수요가 늘어 자국으로 물량을 돌리면, 한국에서는 가격 폭등을 그대로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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