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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데뷔’ 무색… 대형 공모주들, 장기 수익률 처참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5 18:23

수정 2023.03.15 18:23

최근 2년 코스피 상장 기업들
대다수가 주가 공모가 밑돌아
첫날 ‘따상’ SK바사, 주가 반토막
‘화려한 데뷔’ 무색… 대형 공모주들, 장기 수익률 처참
지난 2년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장기 수익률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거나 상장 당일 대비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에 상장한 기업들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높게 측정됐고, 그 때문에 수익률이 대폭 하락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상장한 4개 종목(재상장·스팩 제외) 가운데 3개 종목은 공모가 대비 낮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8월 상장 1년을 맞는 쏘카와 수산인더스트리의 경우 공모가 대비 각각 34.21%, 35.29% 낮은 수준이다.

202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종목들도 마찬가지다.
그해 유가증권 시장의 신규 상장종목은 14개다. 이 가운데 공모가보다 주가가 높은 종목은 솔루엠과 SK바이오사이언스 단 2개에 불과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하며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한 것과 비교했을 때 현 주가(6만8300원)는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1년 나란히 상장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두자릿 수의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78.97% 급등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공모가보다 37.56%가 낮다. 카카오페이 역시 상장 첫날 114.44% 올랐으나 현재는 공모가 대비 33% 떨어진 상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1~2022년은 유동성이 넘쳐나 증시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시기로, 신규 상장기업들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며 "올해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시장의 유동성이 줄면서 주가 낙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좋아 공모가가 높게 측정됐지만 현재는 긴축으로 유동성이 축소됐다"며 "이를 고려했을 때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고,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어급 IPO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다. 컬리,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등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했다. 오아시스도 일반청약을 하루 앞두고 상장을 철회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IPO 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상장기업이 하나도 없고 주요 상장을 계획했던 기업들도 모두 연기가 아니라 철회를 선택했다"며 "오는 4월 공모 청구서가 얼마나 접수되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씨제이 올리브영, 11번가 등은 하반기 상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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