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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년 만에 복원된 거북선 "상상과 다르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19 18:20

수정 2023.03.19 18:20

항공우주연구원 새 가설 제시
철갑 두른 등껍질형 지붕 대신
모서리 덮개로 균형 잡았을 듯
채연석 박사가 자료를 재해석해 65분의 1로 축소해 만든 거북선은 3층 공간이 기존 학자들이 해석한 거북선보다 작다. 사진=김만기 기자
채연석 박사가 자료를 재해석해 65분의 1로 축소해 만든 거북선은 3층 공간이 기존 학자들이 해석한 거북선보다 작다. 사진=김만기 기자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23전 23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울때 함께 했던 거북선은 어떤 모양이었을까.

지금까지 알려졌던 거북선은 지붕 전체가 둥그런 모양으로 씌워진 형태다. 하지만 실제 거북선은 갑판의 모서리 부분만 덮개로 씌워져 있고, 가운데 3층이 튀어나와 있다는 새로운 가설이 제기됐다.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채연석 박사는 1795년 정조때 왕명으로 편찬된 '이충무공전서'의 '귀선도설'과 다양한 역사 자료를 종합해 거북선의 모습을 복원한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채 박사는 이날 65분의 1로 축소한 거북선 모형을 공개했다.
거북선의 3층에는 화포가 배치됐으며, 2층은 노를 젓는 격군이 위치하고 중앙에 군사들의 휴식공간과 무기저장고가, 1층에는 식량창고가 있다.

채 박사는 귀선도설에 나와있는 1795년 통제영 거북선이 갑판 길이 85척(26.6m), 폭 32척(10m)의 규격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거북선보다 갑판의 폭이 넓다.

채 박사는 "그동안 거북선을 복원할때 사용했던 자료가 조선시대의 전함이 아닌 여객선 자료를 활용했기 때문에 갑판의 길이와 폭 비율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채 박사는 또 귀선도설에 그려져 있는 거북선에서 갑판 위를 덮고 있는 부분 중 두개의 굵은 선에 주목했다. 이 굵은 선 사이에 함포나 조총을 쏠 수 있게끔 구멍이 있다. 이를 갑판 중앙을 마치 다락방처럼 만들어 적의 공격을 막고 함포 사격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라고 해석했다.

채 박사는 이 주장에 대한 근거로 '각사등록' 통제영계록을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거북선과 판목선의 제원은 저판의 길이가 같은 경우 두 전함의 1층과 2층의 규격은 같다.
따라서 거북선은 별도로 설계해 건조하지 않고 기존 판옥선 3층 갑판 중앙에 개판을 만들고 그 속에 함포를 장착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같은 이유로 판옥선의 3층과 거북선의 3층 개판은 비슷한 무게로 만들어야 배의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어서 3층 전체에 지붕을 씌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윗부분 무게가 많이 증가하면 안전성이 떨어져 실제로 운항하거나 전투때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침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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