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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챗GPT 극찬 "42년 만에 가장 충격적인 진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2 15:23

수정 2023.03.22 15:23

MS 창업자 빌 게이츠, 블로그에서 챗GPT 극찬
윈도우 핵심 기술인 GUI 이후 "가장 충격적인 기술적 진보"
AI 기술이 특정 계층에 독점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로이터뉴스1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마우스와 아이콘을 이용한 컴퓨터 운영체제(OS)로 세계 최대 부자에 올랐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지난해부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챗GPT’를 극찬했다. 그는 챗GPT에 사용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두고 1980년 아이콘 체계 이후 생에 두 번째로 충격적인 기술적 진보라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21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서 ‘AI의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내 인생에서 나를 놀라게 만든 혁명적인 기술 시연이 2번 있었다”며 운을 뗐다. 게이츠는 “첫 번째는 1980년에 ‘그래픽 사용자환경(GUI)’을 소개받았을 때였다”고 말했다. GUI는 사용자가 컴퓨터를 조작할 때 마우스로 아이콘을 클릭하는 조작 방식이다.
과거 도스(DOS) 같은 명령줄인터페이스(CLI) OS를 사용할 당시에는 사용자가 직접 명령어를 입력해야만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 GUI를 사용하는 OS 개발이 치열했다. MS를 창업한 게이츠는 1995년에 ‘윈도우 95’를 출시하며 GUI 기반 OS 시장을 평정하고 사실상 표준을 세웠다.

게이츠는 블로그에서 “두 번째 충격은 지난해 일어났다”며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개발진이 AI를 교육한 실험 결과를 보여줬을 때 크게 놀랐다고 밝혔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30일 공식 출시됐으며 미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오픈AI가 개발한 언어 중심 AI 'GPT 3.5'에 채팅기능을 결합한 서비스다. 오픈AI는 2015년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현재 오픈AI CEO를 맡고 있는 샘 올트먼 등과 비영리 목적으로 창업한 기업이다. 머스크는 경영에 대한 의견 차이로 2018년에 지분을 팔고 회사를 떠났으며 오픈AI는 이듬해 MS의 투자를 받아 영리 기업으로 전환했다. MS는 지난 1월 자사의 검색엔진인 ‘빙’에 챗GPT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자신이 2016년부터 오픈AI 사람들과 알고 지냈다며 지난해 중반에 오픈AI에 과제를 줬다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AI가 과거 특별하게 훈련받지 않은 내용에 답하도록 만들어 보라며 AI가 고등학생들의 대학과목선이수(AP) 시험 가운데 생물학 시험을 통과하게끔 교육하라고 주문했다. 게이츠는 해당 시험이 단순히 과학적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요구하기 때문에 골랐다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지난해 9월에 GPT에게 시험문제 60개를 물어본 결과 59개를 맞춰 최고 등급의 성적을 거뒀다고 감탄했다. 그는 GPT가 과학적인 질문 외에도 ‘아이가 아픈 아버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같은 질문에도 사려 깊은 대답을 했다고 적었다. 게이츠는 오픈AI가 AI 훈련에 2~3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몇 개월 만에 성과를 이뤘다며 “GUI 등장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진보를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AI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PC, 인터넷, 휴대전화의 탄생만큼이나 근본적인 것으로 인간의 일과 교육, 여행, 의료서비스, 소통 등의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도 이 기술의 활용 여부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전 세계는 부유층만이 아닌 모든 사람이 AI 기술의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각국 정부와 자선사업가들은 이 기술이 불평등에 기여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것이 AI와 관련해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동시에 AI가 인간을 해치는 인간 및 행위에 가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요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와 제프 베이조스 전 아마존 CEO 역시 AI와 AI의 학습 혁명이 모든 산업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21일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역시 AI 도구의 도입을 두고 과거 아이폰이 스마트폰 업계를 완전히 바꾼 것처럼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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