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100만원 생계비대출' 수요 폭발에.. 서금원 기금 활용 추가공급 검토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3 04:00

수정 2023.03.23 04:00

'벼랑끝 차주' 지원 위한 생계비대출
예약 첫 날 홈페이지 6천명 접속 대기
수요 몰리자 당국 예약방식 바꾸고
서금원 기금 통해 추가공급 검토
소액생계비대출 상담예약 신청 첫 날인 22일 오전 10시께 수요자가 몰려 안내 홈페이지 접속대기자 수가 6000명에 달했다.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갈무리.
소액생계비대출 상담예약 신청 첫 날인 22일 오전 10시께 수요자가 몰려 안내 홈페이지 접속대기자 수가 6000명에 달했다.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갈무리.

21일 오후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취약계층 긴급생계비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금융위는 불법 사금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긴급생계비 대출 상품을 27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2023.3.21. 연합뉴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취약계층 긴급생계비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금융위는 불법 사금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긴급생계비 대출 상품을 27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2023.3.21.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생계비대출' 예약 수요가 몰리자 금융당국이 서민금융진흥원 기금을 활용해 올해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일주일 단위로 이뤄지던 상담예약을 한 달 단위로 바꾸고 대면상담 인력을 확충키로 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서민금융진흥원 소액생계비대출 서비스 안내 홈페이지에는 6000명 이상의 접속 대기자가 몰렸다. 오전 9시 상담예약 신청이 시작된 지 한 시간 만에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수요자들은 대기 신청에 불만을 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접속자가 몰릴 것도 예상을 못하나. 무한 대기에 버퍼링, 전화는 상대방 사정으로 통화 불가라고 한다", "이래놓고 자금 소진으로 조기종료 한다고 하는 것 아니냐"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신청자는 "방금 통화해서 28일에 예약을 잡았다. 무한전화가 답"이라며 60회 이상 전화한 끝에 예약에 성공한 후기를 공유하기도 했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만 19세 이상 성인에게 연체이력을 따지지 않고 최대 100만원 생계비를 빌려주는 제도다. 이자는 기본이 15.9%인데 금융교육 이수, 이자납부 이력에 따라 9.4%까지 낮출 수 있다.

신청자가 몰리자 당국에서는 4주치까지 사전예약을 받도록 신청일정을 바꿨다. 이번주에 향후 4주치 상담예약 신청이 가능해진 것이다. 예약이 취소되는 등 자리가 남을 때는 당일 예약접수가 가능하도록 했다. 정선인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상담인력을 3배로 확충해 접수했는데 다음주 예약이 오후 4시께 마감됐다"면서 "상담인력을 확충하는 등 보완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향후 수요를 보고 추가로 정책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금융위 산하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 내 국민행복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당국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책자금이 너무 부족해질 경우 산하기관의 기금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기부금 500억원에 은행권 기부금 500억원을 합쳐 1000억원을 마련했다. 2024~2025년에는 은행권에서 매년 500억원씩 추가 기부받아 공급 재원을 늘릴 계획이다.

다만 수요가 몰리더라도 대면상담을 거친 뒤 생계비를 빌려주는 방식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장 급한 돈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취약계층에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자활을 돕는 게 정책 목적"이라며 "대면상담을 통해 채무조정 지원, 복지서비스 안내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자가 너무 높다는 지적에 대해 정 과장은 "생계비대출은 제도권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하지 못하는 분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15% 안팎인 점, 서금원의 다른 정책금융 금리가 15.9%인 점 등 형평성을 충분히 고려해 책정한 금리"라고 설명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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