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올해 1500만회분 얼마나 폐기될까...백신 연 1회 접종 호응이 관건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6 13:34

수정 2023.03.26 13:34

올해 백신 1500만회분 확보, 예산 2151억원
10~11월 전 국민 대상 年 1회 백신 접종 시행
백신접종 피로감 높아 국민적 호응 적을 전망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확보되는 1500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도 상당 분량이 폐기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부터 코로나19 접종은 연 1회 접종으로 바뀐다. 정부는 호흡기 질환 전파의 위험이 높은 오는 10~11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시행된다.

코로나19 유행이 현재 안정적이고 아직 방역 전반을 위협할 만한 새로운 변이도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도 독감백신과 마찬가지로 1년에 1번 접종으로 변경을 해도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과 코로나19 감염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면역력을 고려해 1년 1회 백신 접종을 추진하고 있지만 문제는 호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백신 접종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접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질병청은 백신 접종을 위해 총 1500만회분의 백신을 도입한다. 책정된 예산은 2151억원으로 전년 대비 5016억원 줄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실시 예산도 올해 기존 정부안은 9318억원이었지만 확정된 예산은 4565억원이다.

정부도 코로나19 상황 안정에 백신 접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백신 도입과 접종 관련 예산을 전년 및 기존 대비 크게 줄인 것이다.

겨울철을 맞아 시행되는 연 1회 접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높이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허 모씨는 "앞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생각은 없다"며 "코로나19 상황이 한국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안정적이고 이미 3차까지 접종에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는데 굳이 맞아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성남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 모씨도 "2년 전 기초접종을 완료하기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고 크게 아픈 것 없이 7일 격리를 잘 마쳤다"며 "이제 해외여행 등을 하는데도 접종 여부가 중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상반응 등 부작용 이슈가 남아있는 백신 접종을 구태여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10~11월에 시행되는 접종에 사용될 백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개발동향과 시행 시기의 변이 등을 고려해 정한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방침이기 때문에 올해 확보하는 백신을 이용할 수도 있고, 새롭게 개발된 백신을 접종에 사용할 수 있다.

백신 접종에 대한 호응이 높지 않고 만약 접종에 새로운 백신이 쓰이게 된다면 1500만회분 백신은 상당 부분 쓰이지 않고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현재 보유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4200만회분이다. 이 중 3500만회분은 오는 9월말 유효기간이 종료돼 폐기가 예정돼 있다.
질병청은 백신 폐기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신규 도입할 백신 도입시기를 최대한 뒤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조사와 협의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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