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우원 입국 직후 체포...시민들, "발언 못 믿어" vs "응원"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28 16:08

수정 2023.03.28 16:08

"수사 협조 후 5·18 유가족께 사과드리고 싶다"
시민들, "마약 혐의에 신뢰성 떨어져"
일부 전씨에게 응원 보내기도
고 전두환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손자 전우원씨가 28일 오전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도착해 서울 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연행되기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범석 기자
고 전두환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손자 전우원씨가 28일 오전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도착해 서울 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연행되기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으로 돌아와 5·18 유가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힌 고 전두환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28일 오전 6시께 인천국제공항 입국 직후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 서울시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마수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전씨에 대한 관심은 전 전 대통령 일가 비자금에 대한 폭로에서 시작됐다. 지난 14일 전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돈세탁을 통해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등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하지만 마약 투약으로 의심되는 영상이 올라오는 등 진실성이 의심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씨는 마약 투약 등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서 연신 사과했다. 또 광주 방문과 5·18민주화운동 유가족 및 피해자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발언 믿을 수 있나" vs "응원하는 마음"
이날 폭로를 이어가던 전씨가 입국 이후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먼저 드는 생각은 '의심'이었다. 마약 투약 혐의를 생각하면 전씨의 발언과 폭로의 진실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직장인 송모씨(54)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집안의 일인데, 마약을 투약하고 한 폭로라면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죄를 받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지 봐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직장인 김모씨(27)는 "전형적으로 나쁜 방향의 미국 유학생으로 보인다"며 "나쁜 짓을 이미 해놓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회개한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고 강조했다.

반면 전씨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전씨의 입국이 알려지면서 전씨의 팬이라고 주장하는 시민 3~4명이 새벽 시간임에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는 찾았다.

이날 전씨 입국을 보기 위해 공항에 찾아온 50대 A씨는 "나는 5·18을 간접적으로 겪은 광주 출신"이라며 "전씨의 사과에 마음이 풀렸고 진심에 감동해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재차 사죄의 뜻 밝혀
전씨는 이날 체포된 상태로 연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인천공항에서 정장을 입고 수갑을 찬 채 취재진 앞에 선 전씨는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최대한 열심히 협조해서 수사 받고 나와 빨리 5·18 유가족, 피해자분들에 사과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대해 "제 죄를 피하지 않기 위해 방송을 통해 모두 보여드렸다"며 "미국에서의 병원에 마약 사용 기록 등을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전씨는 서울경찰청 마수대로 연행됐다.

이날 오전 8시께 마수대에 도착한 전씨는 '폭로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는 "저는 사실이라고 생각해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또 비자금 등 폭로에 대한 추가 증거는 없는 것인지 질문을 받자 "제가 공개적으로 마약을 하고도 증거가 불충분한데 저희 집안이나 제 지인이나 사회적으로 돈이 많으신 분들께서 자본력을 사용해서…"라며 "직접적으로 처벌을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사실이고 저도 그 죄를 안다"며 "그래서 직접 광주로 가서 사죄를 드리려고 하는 게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마약류 투약 여부를 검사하는 한편 자신과 지인들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발언의 진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전씨의 발언 등을 토대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해왔다. 마약을 투약했다고 전씨가 함께 폭로한 지인 가운데 국내 체류 중인 2명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전씨의 광주 방문과 사과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첫번째 사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체포가 없었다면 이날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에게 사죄하기 위해 광주를 찾을 예정이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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